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 1∼2년차 문화일보 1면 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 대통령 기사가 노 전 대통령 기사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문화일보 1면 사진에서도 노 전 대통령보다 이 대통령이 더 잦은 비율로 등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일보지부 공정보도위원회(이하 공보위)는 20일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공보위는 문화일보가 권력 견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9년 10월(사진은 11월)까지 7년간 문화일보 1면에 실린 대통령 관련 기사와 사진을 집중 분석했다.

노무현 1년차 79건, 이명박 1년차 122건
사진도 이 대통령이 2배 자주 등장

노 전 대통령은 집권 1년차인 2003년 79건, 2004년에는 53건의 기사가 1면에 실린 반면, 이 대통령은 2008년 122건, 2009년에는 75건이 기사화됐다. 노 전 대통령 기사는 2005년 49건, 2006년 44건, 2007년 33건으로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사진의 경우, 이 대통령 사진은 당선인 시절을 포함해 2008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23개월간 40차례 문화일보 1면에 등장했다. 한달에 1.7회 꼴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월부터 2008년 1월까지 61개월 간 모두 55차례 문화일보 1면에 등장했다. 월 평균 0.9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 비해 2배 자주 신문 1면에 실린 것이다.

   
  ▲ 문화일보 2008년 12월4일 1면.  
 
   
  ▲ 문화일보 2008년 1월16일 1면.  
 
홍보성 기사, 노 전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25건…이 대통령 벌써 19건

홍보성 기사의 경우, 노 전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홍보성 기사는 총 25건이었으나 이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벌써 19건을 기록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문화일보 1면에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성 기사는 2008년 2건이 실렸고 2009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7건의 비판성 기사가 실렸고 2004년 9건, 2005년 6건, 2006년 22건, 2007년 17으로 조사됐다. 2003년은 문화일보와 노무현 정권과의 관계가 우호적이었다는 점에서 공보위는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도 언론의 비판적인 역할이 작동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2003년 이후 문화일보와 노무현 정권의 갈등이 이어졌고 노 정권이 문화일보를 절독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공보위는 "이런 차이는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보다 석간용 보도자료 배포나 발표가 많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이 대통령 기사가 1면을 지나치게 많이 차지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말했다. 공보위는 "문화일보 1면 기사와 사진에서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갈수록 약해진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편집권 차원의 진지한 고민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 과정에서 1면에 실린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기사와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검찰 관련 기사는 제외했고, 대통령 자신과 친인척 관련 기사만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진의 경우 관례적으로 들어가는 캐리커쳐와 작은 얼굴사진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