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와 서울신문, 전자신문 등의 아이폰 앱을 개발한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은 “기술적으로 안 되는 건 없다”고 말한다. “언론사들이 모바일에 맞게 얼마나 콘텐츠를 잘 가공하느냐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사장에 따르면 대부분 언론사들이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고 그래서 기사 목록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앱은 그릇일 뿐”이라면서 “여기에 담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는 기능은 전자신문 밖에 없지만 웹에서나 모바일에서나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외 언론사들은 기사 댓글과 트위터를 연동시키거나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이폰 출시가 2년 반 이상 늦었을 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도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라 언론사들 역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분위기다.

   
  ▲ 모바일 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출퇴근 시간 인터넷 트래픽이 늘어날 전망이다.ⓒ신한금융투자 자료  
 
이 사장은 “모바일이 뜬다고 하니까 하기는 해야겠고 다들 관심은 많지만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당장 돈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고민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앱을 만들고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어떻게 구성하고 유통할 것인지는 결국 개발자들이 아니라 편집자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해 그 지역 뉴스를 띄워주거나 특화된 광고를 내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 비용을 절감하려면 와이파이 모드일 때 기사를 통째로 내려받는 기능도 필요하다. 트위터와 연동해 기사와 관련한 논쟁을 붙일 수도 있다. 한국일보 등이 모바일 PDF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 사장은 “PDF도 하는 것과 PDF만 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매일경제 등은 PDF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유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사·경제 주간지나 월간지들도 유료화에 적합한 콘텐츠다. 이미 동아일보가 동아비즈니스리뷰의 과거 기사들을 묶어 2.99달러에 서비스하고 있다. 주간지들은 발매 1주일 뒤 온라인에 기사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데 이번 주 기사를 모바일에서 유료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중요한 기사가 뜰 때마다 알려주는 노티피케이션 서비스도 소액으로 유료화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이성규 태터앤미디어 팀장은 “연합뉴스와 머니투데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언론사들이 업데이트 주기가 너무 늦다”고 지적한다. 오프라인 신문사들이 아직도 오후 4시 마감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팀장은 “모바일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팀장은 “무엇보다도 아쉬운 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열렸는데 이를 잘 활용하는 언론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매일경제의 경우 모바일에서도 뉴스 캐스트 편집과 똑같은 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는데 사실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사람들의 관심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밤의 미국 주식시장 상황을 확인한다거나 오늘의 추천종목 등을 보고 싶은데 여전히 대부분의 신문사 편집국이 다음날 종이신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얼타임 뉴스에 대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종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은 “언론사들도 쓰리 스크린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쓰리 스크린이란 TV 또는 신문과 인터넷, 모바일 등 3개의 화면을 말한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콘텐츠를 어떻게 다른 플랫폼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전 연구원은 “누가 얼마나 모바일 환경에 빨리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언론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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