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작으면 루저'라는 여대생의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한 KBS <미녀들의 수다>에 대해 손석희(성신여대 교수) <손석희의 시선집중> MC가 13일 "저도 루저"라며 "제작진이 몰랐을까, 굳이 편집을 안한 이유가 뭘까"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앞서 MBC도 전날 밤 <뉴스데스크>를 통해 이른 바 '루저' 파문과 누리꾼들의 당사자 인신공격의 문제점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손석희 교수는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와 진행한 '문화초대석' 코너에서 "인터넷에 보니까 저도 루저라고 돼있더라"며 "180(cm)좀 안되는 데 저는"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평론가는 "한국남자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다"며 "취업난 뿐 아니라 결혼도 하기가 점점 어려운 상황인데 한 여성의 입을 통해 키작은 남자가 패배자라는 말이 방송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석희 "나도 루저…제작진, 굳이 편집안한 이유뭔가"

   
  ▲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손 교수는 "제작진이 이걸 몰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편집을 했으면 문제가 안됐을 텐데 굳이 안한 이유가 뭘까"라고 물었다.

이에 강 평론가는 "제작진이 가장큰 책임 져야 한다"며 "출연자들이 경솔한 발언할 때도 있는데 이를 조장하는 게 제작진이며, 이번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오히려 자막까지 썼다"고 지적했다. 솔직한 말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강 평론가는 "솔직하기 보단 차별을 부추긴 발언"이라며 "(제작진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석희 교수는 "하도 (방송에서) 자극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다 보니 무감해진 느낌도 많이 있다"면서도 "실수로 얘기한 것에 대해 너무 비난이 집중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작진 솔직하기보단 차별 부추겨" 전날 <뉴스데스크>에서도 집중 보도

   
  ▲ 지난 12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앞서 MBC는 지난 12일 밤 <뉴스데스크> 14번째 리포트 '"키 작으면 '루저'" 파문'을 통해 "누리꾼들이 이 여성의 각종 신상정보를 파헤치기 시작해, 고등학교 졸업 사진은 물론 장학금을 문의했던 과거의 글과 행적을 낱낱이 공개했다"며 "여기에 키 작은 사람은 루저라는 이 여성의 말을 이용한 각종 패러디(톰 크'루저' 나폴'루저' 등) 놀이까지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이런 가운데 비난 일색이었던 누리꾼 사이에서 개인정보까지 들춰내는 비난하는 건 마녀사냥이라며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발언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야 제각각이겠지만 인터넷을 인신공격과 사생활 폭로의 장으로 만드는 누리꾼들의 행태가 지나치게 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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