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정부 부처 이전의 전면 백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조선일보가 단독보도했다. 이와 관련 정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안상수 원내대표· 주호영 특임장관 등 여권 수뇌부가 지난 11일 밤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극비 회동을 갖고 세종시 수정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와 여당은 전면 백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기존 고시안인 9개 부처 대신 5개 부처만 이전하는 계획을 준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은 이날 1면 머리기사 <①수도 이전 백지화 ②5개 부처 이전>과 3면<정운찬·정몽준·안상수·주호영, 세종시 논의 ‘극비회동’>을 통해 이 같이 보도했다.

여권 핵심부는 ‘정면 돌파를 위한 속전속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부가 부처 이전 백지화를 강행할 경우 야당과 충청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세종시법)’도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리 논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세종시 문제가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다음은 16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비공개 협상 ‘통상 독주’ 비판>
국민일보 <‘문제는 오만이다’>
동아일보 <공무원 노조 전담 행안부, 조직 신설>
서울신문 <여 “강한 일꾼” 민주 “정권 견제”>
세계일보 <한노총,여와 정책연대 파기 민노총과 대정부 투쟁 공조>
조선일보 <①수도 이전 백지화 ②5개 부처 이전>
중앙일보 <컴퓨터 CPU 시장 ‘세계 대전’ 2위 업체가 1위에 선전포고>
한겨레 <검찰, 조석래 회장 4월 소환했다>
한국일보 <내년이후 한국경제 엇갈린 진단 “더블딥은 없다” “확률 25% 이상”>

   
  ▲ 조선일보 10월16일자 1면.  
 
늦어도 11월 초, 백지화안와 5개 부처 이전안 중 선택

정부여당은 정부 부처 이전의 전면 백지화를 1안으로 추진하는 '플랜A (Plan-A·제1안)'와 9개 부처 대신 5개 부처만 이전하는 '플랜B(Plan-B·제2안)'를 준비해 검토 중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인 플랜A는 9부2처2청의 행정기관 이전을 전면 백지화하는 방안"이라며 "하지만 이 방안은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입법과정상 시간도 많이 필요하며 충청권과 정치권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기 때문에 대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한나라당이나 청와대 정무팀, 정부 일각에서는 전면 백지화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것으로 보고 '플랜B'를 대안으로 마련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플랜B에서 이전이 고려되는 5개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노동부, 환경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사회·문화부처다. 조선은 “청와대와 총리실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정기국회에서 세종시 문제를 매듭짓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플랜A'와 '플랜B' 중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10월16일자 3면.  
 
극비회동 참석했던 정몽준. “세종시법 손 볼 계획 없다?”

조선 3면 <정운찬·정몽준·안상수·주호영, 세종시 논의 '극비회동'>은 백지화로 갈 경우 최대 난점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세종시법)'을 개정이라고 꼽았다. 법 개정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려면 당장 원안 추진 입장인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지지부터 이끌어내야 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적어도 내년 2월 임시국회까지는 법 개정을 마쳐야 하는데 당내 우군 확보, 야당 반발 등을 고려하면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 경향신문 10월16일자 1면.  
 
이날 보도는 15일 정몽준 대표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을 손 볼 계획도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밝힌 것과 또 다른 것이어서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정부에선 법을 손봐서라도 정면돌파하자는 기류가 느껴진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 대표는 “많은 분들이 (여기에) 관심이 있다. 수십 년이 걸리고, 수십조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그분들과 저희들이 협의를 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열 받은 충청, 촛불 들었다

정부·여당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축소·중단 방침이 실제로 드러나자 충청지역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섰다. 15일 저녁 7시 충남 조치원역 앞에서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한겨레는 이날 3면 <‘열받은 충청’ 주민들 촛불 들었다>에서 들끓는 충청 민심을 전했다. 이 지역 시민·주민단체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행정도시 지키기에 나서지 않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 한겨레 10월16일자 3면.  
 
한·EU FTA, 환영하는 중앙과 우려하는 경향

한국과 유럽연합(EU)이 15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가서명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EU FTA 협정문에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협정문의 상세한 내용은 19일 오전 10시에 공개된다. 중앙은 무난하다고 평가한 반면 경향은 일부 ‘독소조항’ 규정은 빠졌지만 내용상으론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중앙은 무엇이 얼마나 싸지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EU산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은 4면 <3만원대 와인 5000원, 2만원대 위스키는 4000원 가량↓>에서 FTA가 발효되면 유럽산 와인에 붙는 15% 관세와 위스키 관세 20%가 없어진다고 전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유럽산 중형·대형 승용차는 3년내, 소형 승용차는 5년내 관세(8%)가 사라진다.

경향 “국회조차 모르는 ‘비밀주의’ 협상”

경향은 1면 <비공개 협상 ‘통상 독주’ 비판>에서 “협상 과정은 물론 타결된 협정 내용에 대해 국회조차 거의 모를 정도의 ‘비밀주의’ 때문에 통상 당국에 대한 불만과 내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그동안 ‘협상중’ ‘외교기밀’ 등의 이유를 내세워 협상 관련 자료 제출이나 열람을 거부한 것을 문제로 지적된다.

   
  ▲ 경향신문 10월16일자 1면.  
 
경향은 3면 <“한·미FTA+환경·위성통신·법률 추가 개방”>은 “이번 협정은 ‘코러스(KORUS)+3’이 특징이다. 곧 미국과 FTA 수준에서 환경, 위성통신, 법률시장 등 3개 조항을 추가로 열어줬다”며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이만큼의 추가 개방을 해줘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유럽 초국적 제약사들의 특허권 보장 요구에 따른 약값 급등 우려를 낳은 의약품 특허-허가 연계 조항은 협정문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고 투자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소하는 ISD 조항도 협정문에는 없다.

중앙 “환영…한미FTA 비준에 새로운 자극되길”

중앙은 이번 협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은 사설 <한·EU FTA, 보호무역 대비한 발판 삼아야>에서 “한·EU FTA는 통상협상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런 성공 사례가 자동차 관세 문제로 2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FTA 비준에 새로운 자극이 되고, 최근 첫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한·중·일 FTA 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10월16일자 사설.  
 
경향은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 정치권이나 국민의 관심은 낮았다며 정부의 비밀주의 협상 자세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향은 사설 <국회는 ‘FTA 비밀주의’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에서 “정부의 일방독주로 협상이 추진되면서 국민적 합의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속 미뤄오던 국회 보고도 가서명 3일 전에야, 그것도 30분 정도 비공개로 했다고 하니 ‘통상독재’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국회가 정신 차리고 법을 통과시켜 FTA가 더 이상 국민은 뒷전인 채로 일방 추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말했다.

   
  ▲ 경향신문 10월16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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