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기자는 기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반드시 거쳐야 할 기자수업의 필수코스. 수습기자들은 일단 경찰서에 배치돼 수습과정을 밟게 된다.

수습기자들을 경찰서에 배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온갖 사건들이 경찰서에 접수되기 때문에 온갖 유형의 사건을 접할 수 있는데다가 사회 밑바닥의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강력 범죄사건등을 접하면서 기자로서의 ‘담력’과 ‘배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습기자들이 6하원칙과 확인된 사실에 기초한 기사작성의 기본을 익히게 되는 것도 바로 이 때이다. 사건, 사고야말로 명백한 ‘사실’로 나타나기 때문에 ‘해석’이나 ‘분석’에 앞서 ‘사실 확인’을 생명으로 하는 기사의 기본을 익히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언론사들은 서울시에 있는 30개 경찰서를 8∼10개의 라인으로 묶고 한 라인에 1∼2명의 경찰기자를 배치한다. 현재 각언론사의 사회부 경찰기자들은 수습기자를 빼고 정기자만 8∼14명 정도.
경찰기자들은 담당구역 안의 경찰서, 대학교, 병원, 소방서 등 사건사고가 발생할만한 곳 모두를 출입한다. 일반 민·형사 사건을 비롯, 대학가의 시위, 화재·교통사고 등 ‘기사가 될 만한’ 사건을 뒤쫓는 셈이다.

경찰기자의 하루는 조간신문의 경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전 7시30분께 시작해 오후 8시30분께 끝난다. 석간신문의 경찰기자들은 이보다 이른 오전 6시께부터 일과를 시작한다. 그러나 지난해 강남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처럼 큰 사건이 터지면 비상체제에 돌입, 밤샘근무를 ‘밥 먹듯’ 하게 된다.

그런 만큼 90년 이후 사회부 경찰기자는 기자들 사이에선 ‘언론사의 대표적 3D직종’으로 일컬어진다. 과거 ‘사회부의 꽃’이라고 불리던 경찰기자가 ‘기피 직종’으로까지 바뀐 것이다.

실제 경력이 오랜 사회부 기자들은 최근 입사하는 기자 초년생들의 경찰기자 ‘기피 현상’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사회부의 선배기자들은 경찰기자로서 갖춰야 할 조건으로 성실성과 적극성을 꼽는다. 사건 사고의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하고 더욱이 사건의 직·간접적 당사자들을 통해 취재해야 하는 만큼 성실해야 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근성’과 ‘기질’이 있어야 한다.

그런 만큼 경찰기자들의 규율과 위계질서는 군대에 버금간다. 시경 캡(서울경찰청 출입기자로 경찰기자들을 총괄 지휘한다)의 지휘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대형 사건, 사고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웍’이 중요하고 이 때문에 평소에도 철저한 위계질서가 강조된다.

실제 낙종(다른 언론사가 보도한 비중있는 기사를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것을 일컬음)을 하게 될 경우 해당 출입처의 ‘물먹은’ 기자는 매일 야근을 지시받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과거 한 언론사 시경 캡은 물먹은 경찰기자를 출입 경찰서 안에서 1시간 동안 무릎 꿇은 채 손을 들고 있게 하는 벌칙을 줘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또 근성을 길러주기 위해 취재에 비협조적인 경찰 고위간부실을 뒤엎게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같은 무식한(?) 벌칙이나 대응은 많이 줄었지만 경찰기자들의 ‘전통’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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