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인사에 중재노력 포기
○…MBC 국장단이 지난 92년 파업때와는 달리 파업 초기에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회사측과 노조측을 번갈아 방문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 주목. 이들은 지난 13일과 14일 노조를 잇따라 방문한데 이어 강 사장과 면담을 갖고 사태수습안을 전달했다는 후문.

이들은 이를 토대로 14일엔 사장으로부터 회사의 독립과 공정보도 약속을 받아냈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이에 따라 노조 비대위는 간부들도 이번에는 뭔가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노조쪽에 무언의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 국장단은 그러나 15일 강사장이 일부 국장들을 이사로 승진 발령 조치하자 이같은 중재노력을 포기한 듯 더 이상 열의를 보이지 않는 모습들.


방문진 외압 방증만 무성
○…강 사장 연임 과정에서 방문진 이사들이 외압을 받았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으나 이같은 심증을 뒷받침할만한 결정적인 주장은 좀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이사회 도중 기권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홍신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과 이사직 사퇴를 선언한 김병익 문학과 지성사 대표 등은 “분위기나 전체적인 움직임이 외압이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실제로 사장 선임 투표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으나 그 이상의 정황증거 제시는 유보. 특히 김병익 이사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훗날 진상을 밝히겠다”고 답변해 그 이상의 증거를 갖고 있음을 암시.

경찰투입 경계 늦추지 않아
○…파업이 일주일을 넘어서면서 경찰투입에 대한 긴장감도 더해가는 분위기. 지난 17일에는 ‘일요일 투입설’이 나돌아 비상대책위 간부들이 그야말로 ‘비상대책’을 세우는 등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비대위는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정부가 방송사에 대한 경찰투입이 총선에 미치는 영향 등 여론의 향배를 저울질하며 회사의 고소 고발등 ‘명분쌓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 이에 따라 당장 경찰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정부 입장이 강경쪽으로 급선회할 것에 대비, 경계의 고삐는 여전히 늦추지 않는 분위기.

언론보도, 부정적 모습 들추기 일변도서 탈피
○…MBC 파업에 대한 언론보도는 전반적으로 사실 전달에 충실한 인상. 한겨레가 1면 머릿기사와 사설, 해설등으로 MBC 파업을 집중조명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언론사는 방송 파행상, 경찰 투입 여부 등을 스트레이트 뉴스로 보도하는 정도.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몰고 가거나 “방송을 볼모로 어쩌구…”하는 기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
그간 3번의 파업과정에서 신문은 주로 사설을 통해 MBC 파업의 부정적인 측면을 들춰내는 방식을 취해왔는데 이 방식이 이번 파업에서는 자취를 감춘 것. MBC노조는 이같은 신문의 보도태도에 대해 아쉬움보다는 “다행스럽다”는 반응.
한편 KBS의 경우 지난 14일 9시뉴스에 MBC 파업을 보도하지 않았다가 보도국 고위간부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이튿날 오후 이에 대해 항의하는 KBS노조 간부들과 김병호보도본부장등 보도국 고위간부들간에 설전이 벌어졌고 끝내 감정싸움으로 비화,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PC통신 잇단 파업지지문에 ‘고무’
○…PC통신을 통한 파업 지지문이 계속 들어와 MBC 사원들이 크게 고무된 분위기. 민지숙씨는 “5공때는 전두환방송, 6공때는 보통방송에서 이제는 문민정부의 03방송으로 전락해갔다”고 최근 MBC 보도태도를 비판. 심선옥씨는 “무슨 구상이니 하면서 창밖으로 먼산 바라보며 고뇌하는 듯한 대통령의 모습…그게 무슨 정치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왜 뉴스에 그런게 등장합니까”라고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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