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0일 한국기자협회는 정기 대의원대회를 개최, 한국일보 남영진차장대우(41)를 제35대 기자협회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신임 기자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남영진 기자는 지난 82년 한국일보 견습 39기로 입사, 92년 한국일보 노조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기자협회에서도 편집위원을 맡는등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남 신임 회장은 당선이 확정된 뒤 “한국기자협회의 이름에 부끄럼이 없는 회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함께 기자협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당선 소감은.

“우선 2년 동안 한국기자협회를 이끌어 온 전임 안재휘 회장 집행부에 감사한다. 또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믿고 지지해 준 협회 대의원들에게도 감사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2년의 임기 동안 총선과 대통령선거라는 우리 정치의 양대 분수령을 함께 맞게 됐고 더욱이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때에 기자협회의 ‘문지기’가 됐다. 기자협회 30여년 전통에 부끄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사업이 있다면.

“제35대 기자협회는 눈 앞에 다가온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시대적 책무를 떠맡고 있다. 회장 선거 때 이미 밝힌 바 있지만 통일기반 조성에 기여하는 기자협회가 되도록 하겠다. 현 남북기자교류특별위원회를 통일언론특별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다양한 언론분야의 통일 준비를 해 나가겠다. 또한 당면한 총선과 내년 대선 과정에서 공정한 언론보도를 위해 언론노련을 비롯한 제 시민·사회단체들과 굳건히 연대해 선거보도 감시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기자협회는 지금껏 한국사의 주요 전환기마다 제기되는 사회적 관심사에 천착하면서 자기에게 부여된 임무를 성실히 해결해 왔다. 지금은 통일을 대비해야 할 시기이다. 협회는 이후 민간통일운동의 장애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법·제도적 장치의 개폐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기자노조 연맹 결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는데.

“지난 92년부터 언론노조 활동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기자들이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현실을 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기자들의 노조 활동 침체의 원인은 언론사들의 극한 경쟁 논리가 지배하는 현 언론환경에 기자들이 짓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의 기록자이며 진실 보도의 책임자라는 자긍심을 빼앗기고 언제부턴가 기자들 스스로 월급쟁이라는 자괴감에 휩싸여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기자들의 상실감을 극복하고 진실보도의 파수꾼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임의단체인 기자협회가 장기적으로는 기자노련으로 조직적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인 기자노련의 건설 경로에 대해서는 보다 풍부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노동법상 제한 규정이 존재하는 상황이고 언론노련과 협조 체계를 강화해야 할 분야도 많은 만큼 차근히 풀어 나갈 계획이다.”

일반 기자 회원들 사이에서는 우선 지회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우선 회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기자협회가 이 시대 언론이 추구해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한 폭넓은 논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전문직 단체로서 기자들의 재교육등을 위한 여건조성및 기자공동체의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 기자협회가 통일 기반 조성에 기여하고 자유언론 수호를 위해 노력한다면 회원들 역시 협회의 활동을 적극 지지, 참여하리라 믿는다. 시도 단위 협회가 주관하는 전국 순회세미나를 통해 현장 기자들의 협회에 대한 요구와 관심을 수렴할 방침이다. 특히 주1회 휴무 쟁취와 증면 경쟁 자제가 기자들의 당면 요구인 만큼 이를 실현키 위해 언론노련과 공동노력할 것이다. 그밖에 참여를 유보하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협회 참여를 적극 권유토록 할 방침이다.”

회원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면.

“지금 언론환경은 언론사간 무한 경쟁과 그어느때 보다도 지능화된 정권의 언론 통제 정책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우리 기자들에게 열악한 노동조건과 상실감을 함께 강요하고 있는 어려운 형국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어려울 때일수록 기자들 스스로 자존심과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하겠다. 제35대 한국기자협회는 이같은 기자들의 자존심 회복과 언론내외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회원들의 앞에 서서 나아갈 것이다.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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