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취임 기간 중 언론사 주최 행사에 수천만 원을 홍보비로 주고 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언론사의 경우 서울시에 홍보용 기사까지 의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에게 제출한 ‘민선4기 외부기관 수상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 5월까지 언론기관 주최 행사에 홍보비, 심사비 등으로 8552만 원을 지출해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 이 기간중 서울시가 예산을 집행한 행사는 모두 8건으로 금액은 1억1687만 원에 달했다. 홍보예산의 73%를 언론사 주최 행사에 집행한 것이다.

   
   
 
서울시는 이 기간 중 경향신문 서울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월간중앙 중앙일보 한국경제 한국일보 등으로부터 총 19번의 상을 받았다. 언론사 중 서울시에 가장 많은 상을 수여한 곳은 한국일보였다. 한국일보는 ‘제6회 대한민국 서비스 만족 대상’(홍보비 832만 원),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최우수상’ 등을 서울시에, ‘2008 대한민국 국민건강문화 대상’을 서울 시장에게 수여했다.

한국경제는 서울시로부터 가장 많은 홍보비 등을 받았다. 한국경제는 ‘고객감동경영 대상’(2750만 원), ‘2008 친환경경영 대상’(1320만 원), ‘제6회 올해의 브랜드 대상’(1980만 원) 등 6050만원을 서울시로부터 받았다.

특히 한국경제는 서울시에 홍보용 기사를 청탁하는 공문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공문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2008 글로벌 리더상’ 행사를 주최하며 사장 명의로 서울시장에게 특집기사 자료, ‘월간 CEO’ 홍보기사 자료, 연합광고 자료 및 수상자 홍보용 기사(A4용지 2매 이상)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한국경제는 홍보비 세금계산서, 통장사본도 공문에 별첨했으나 정작 서울시 예산집행 현황에는 한국경제에 집행한 내역이 기재돼 있지 않았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그동안 서울 언론사 뿐 아니라 사이비 단체, 지방자치 단체 등에서 선거에 대비한 자기 홍보를 그런 식으로 많이 해 왔다”며 “돈이 오가는 형태로 정책홍보가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 거래다. 금전이 오간 것은 언론인 직업 윤리상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비용 지출은 이미 우수성이 입증된 바 있는 내용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차원”이라며 “비용 지출과 수상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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