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광우병 우려가 퍼질 때 미국 쇠고기는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라고 홍보했지만, 정부청사 공무원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정부청사를 지키는 전·의경들은 지난 5월부터 100% 미국산 쇠고기만 준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규식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정부중앙청사, 과천 정부청사, 대전 정부청사에서 소비한 쇠고기를 원산지별로 분류한 결과를 발표했다.

   
  ▲ ⓒ최규식 민주당 의원실  
 
최규식 의원에 따르면 중앙청사와 과천 대전 정부청사 근무 공무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소비량이 ‘0㎏’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무원들은 100% 호주산 쇠고기만 소비했다. 또 정부 광주청사, 제주청사, 춘천지소 역시 미국산 쇠고기는 단 1㎏도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경찰청 구내식당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단 1㎏도 구매 소비하지 않았다. 

최규식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후 1년 동안 정부종합청사에서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는 작년 5월 정운천 장관의 발언이 거짓약속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과천 청사를 경호하는 ‘경기 706 전경대’는 지난 5월부터 100% 미국산 쇠고기만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에 국내산이나 호주산 쇠고기는 ‘0㎏’이었다.

최규식 의원은 ‘경기 706 전경대’는 지난해부터 100% 미국산 쇠고기만 줬다고 밝혔지만, 경찰청 경비과는 실무 담당자의 착오로 자료가 잘못 전달됐다면서 언론에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구매한 쇠고기는 모두 584㎏으로 미국산이 268㎏, 호주산이 316㎏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청이 보내온 자료를 근거로 해도 '경기 706 전경대'는 올해 3월 100%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했고, 5월 이후에도 100% 미국산 쇠고기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규식 의원은 “스스로 먹겠다 약속한 정부는 안 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 이는 식사 때마다 군대 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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