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단일노조건설준비위(준비위원장 전영일)는 최근 KBS·MBC·CBS·EBS 등 전국방송노조 조합원 2천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방송사 단일노조 건설에 대한 전체 조합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는 △소속사의 경영·인사·임금 정책 △보도의 공정성 등에 관한 문제도 함께 아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각 사의 사장 선임문제 및 직무수행에 대한 조합원들 나름대로의 평가도 함께 담겨져 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설문조사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방송사 단일노조 건설

조사대상 조합원들의 과반수인 51.2%가 산별체제를 선호한다고 답변해 단일노조 건설 전망을 밝게 했다. 기업별 체제를 선호한다는 의견은 19.4%에 그쳤다.

특히 산별노조는 방송의 공정성 측면에서 효과적(훨씬 효과적 38.9%, 좀더 효과적 32.1%)일 것으로 보았으며, 방송의 독립성을 증대시키는 데 유력할(훨씬 효과적 42.8%, 좀더 효과적 30.5%) 것으로 보았다.

반면 근무환경 개선이나 복지개선 측면에서는 개별 방송사 노조체계가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인사불만의 개선 측면에 대해서는 조합원의 49.2%가 기업별이 효과적(훨씬 효과적 24.2%, 좀더 효과적
24.8%)이라고 답변했으며, 서로 비슷하다가 17.8%, 산별이 효과적이다가 33%로 나타났다. 또 근무환경의 개선 측면에서 50.1%가, 복지개선의 측면에서는 50.3%가 기업별 체제가 효과적이라고 답변했다.

방송노조조합원들은 방송단일노조건설이 1년이상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합원의 공감부족 82.7%(매우 큰 영향 25.7%, 상당한 영향 57.0%)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답변한데 이어 정부와 사측의 저지 노력(75%), 조합원의 이기주의(72%), 단일노조의 필요성 부족(69.1%)도 적잖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방송사 사장

각 방송사노조 조합원들은 사장 선임에 있어 선출과정의 합리성과 독립성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인물의 적합성이 중요하다는 의견(39.8%)보다 선출과정의 합리성과 독립성을 훨씬 더 중요하다(54.9%)고 보는 것이다.

또한 절반 가량(50.8%)의 조합원들이 개인적 능력이나 성품이 동일하다면 사내의 현직 간부 사원 가운데서 선임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연임이 확정된 홍두표 KBS사장이나 MBC 본사 강성구 사장에 대한 경영 및 관리 능력을 묻는 질문에서 KBS 조합원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매우 잘했다 19.3%, 약간 잘했다 48.5%)를 내린 반면 MBC 조합원들은 부정적인 평가(아주 잘못했다 39.2%, 약간 잘못했다 11.9%)를 내려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양 사 사장들의 정치적 독립성과 자율의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부정적인 평가(KBS 55.3%, MBC 56.8%)가 훨씬 높아 눈길을 끌었다.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양 방송사 사장들은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심을 받고있다. KBS의 경우 34.3%의 조합원들이 불공정하다는 의견을 나타냈으며, MBC의 경우는 56%에 이르는 조합원들이 잘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각 사의 사장을 선임하는 이사회의 역할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1.7%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대부분 조합원들이 방송사 사장선임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이사회는 예산계획 및 운영심의(52.7%), 방송사의 독립성 증대(62.6%), 기타 방송발전 전반(69.8%) 등 전반적인 사안에 걸쳐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정책

조합원들이 인사정책과 관련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승진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70.8%에 이르는 조합원들이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EBS의 경우는 80%가 잘못돼 있다고 지적해 관심을 끌고있다.

이밖에도 직위체제, 순환근무제도, 인사고과제도, 포상 및 징계제도 등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절반 이상의 조합원들이 부정적 견해를 보여 방송사 인사정책의 난맥상을 보여주었다.

반면 학력간 차별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 가운데 61.7%(전혀 심하지 않다 10.3%, 별로 심하지 않다 51.4%)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있으며, 성적 차별에 대해서도 별로 심하지 않다(52.3%)거나 전혀 심하지 않다(17.9%)는 견해를 보여 방송사가 학력이나 성으로부터는 비교적 자유로운 곳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직종간 부서간 차별은 매우 심하다(29.6%)거나 다소 심한 상태(44.2%)로 보고있으며, 업무량 대비 근무입력에 있어서는 상당수 조합원들이 매우 부족하다(13.3%)거나 좀 부족하다(35.2%)고 응답했다.

한편 보도의 공정성과 관련 전체 응답자 가운데 55.8%가 총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불공정해지고 있다고 답해 방송종사자들 역시 불공정 보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방송의 불공정성에 대한 책임소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방송사 책임간부(43.8%)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으며, 정치권력 등 외압(30.0%), 방송사 사장(16.8%) 순으로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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