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보면 가끔은 깜짝깜짝 놀란다. 이전에 우리에게 추문을 던져주고 떠났던 인기 DJ 들의 소리 없는 복귀 소식에 놀라고, 또 이들의 복귀에 대한 신문의 아무런 비판없는 보도자세에 놀란다.

고등학교 다닐 때, 김기덕씨가 진행하던 <2시의 데이트>는 내가 가장 사랑하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던 DJ가 연예계 비리사건과 관련돼,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많은 방송을 한 프로를 떠났다. 그리고 이제 그가 돌아온다.

그런데 나는 그가 그 사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물론 실제 실형을 선고받지 않았으니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었나 보다 하는 추측만 해볼 뿐이다. 만약에 그가 그때 정말로 깨끗했다면 그를 사랑했던 팬들을 이해시켜주는 자리를 갖기를 바란다. 또한 <시사토론>을 진행하다가 가수 유연실과의 염문과 위자료 소송으로 89년 미국으로 도피했던 박경재씨도 KBS2텔레비젼 <문화가산책>의 진행자로 복귀한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보는 신문에서는 그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전할 뿐, 아무런 해명도 없다. 이들은 모두 시청자들과 관계를 주고 받는 ‘공인’들이다. 방송진행자는 대중에게 단순한 지식이나 오락을 주는 존재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중은 방송의 행동은 물론이고 가치관이나 사고까지 유무의식적으로 동화되게 된다. 심지어 방송인을 대중은 ‘자기동일시’하는 경향까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방송사나 이를 보도하는 언론매체에서는 바르고 비판적인 자세를 갖춰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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