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 모니터회가 각 방송사의 봄철 개편시간에 따라 늘어난 오전 방송시간(오전 10시-12시)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한 모니터 결과 △토크쇼 난립 △초대손님의 중복 출연 △지나친 ‘의식주’중심의 프로그램 방영 △성역할의 잘못된 고착 등의 문제가 주로 지적됐다.

모니터회는 3월 4일(월)부터 3월 8일(금)까지 5일간 매일 5시간씩 채널당 10시간, 총 40시간에 대한 모니터링을 작성해서 나온 결과이다.

증면된 프로그램 중에는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도 있으나 과거에 방송했던 프로그램을 그대로 아니면 제목만 바꾸어 방송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타방송사의 인기프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비슷한 작품을 만들어 내보내기도 하고 있다.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우선 토크쇼의 난립을 들 수 있다. 세트하나 설치하고 매번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출연자들이 별다른 주제없이 말장난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쉽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제작진의 안일함과 무성의함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것이다. MBC의 ‘10시 임성훈 입니다’나 ‘주부를 위하여’ 그리고 SBS의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를 꼽을 수 있다.

둘째, 초대손님의 면모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출연자의 잦은 중복 출연으로 시청자가 식상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세째, 주부대상 정보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의식주’와 건강 정보에 치우쳐 있다. 현대의 주부들은 더이상 가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고 머무를 수도 없다. 그런데도 방송은 주부에 대해 구태의연한 인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네째, 여성들의 미용에 대한 강조다. 주부대상 프로그램은 모든 여자들에게 예뻐지라고 강요한다. 생활정보를 준다면서 올봄 화장 경향이나 헤어스타일, 피부손질 등을 앞다투어 보내준다. 이들 프로는 여성의 매력을 젊음과 외면적인 아름다움, 섹시함으로만 몰아 간다.

다섯째, 오전 시간대의 방송은 대개가 20대에서 40대까지의 주부를 상대로 한다. 영유아나 노인층을 위한 프로는 거의 없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구매력이 있는 시청자층만을 염두한 처사로 볼 수 있다.

여섯째, 늘어난 오전 2시간을 포함하여 오전 방송편성의 문제점으로 ‘띠편성’을 둘 수 있다. 오후방송은 개별편성을 하면서 유독 주부대상이라는 오전시간대에 일제히 ‘띠편성’을 하는 것은 방송사의 무성의함을 극명하게 들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전시간은 주부와 영유아 및 노년인구가 주시청자층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시간대의 방송이 시청자에게 호소하려면 각 세대를 특화한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는 성실한 노력이 시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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