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소문으로만 나돌던 강성구 MBC사장의 여성관련 추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강사장은 지난 3월 28일 오후 긴급확대간부회의를 연 자리에서 “마산MBC 사장 시절 지역국회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여자를 만나 밥먹고 남녀관계까지 갔다”고 말했다.▶관련기사 3·4·5면

이에 앞서 MBC노조연합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최문순·황철순)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강사장의 여성관련 추문의 진상을 공개하면서, “이는 단순한 ‘남자의 사생활’문제가 아님”을 강조하고 “강사장의 문란한 사생활이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비대위 측이 공개한 자료에서 강사장이 근무시간의 상당 부분을 여자와의 신경전으로 허비해왔으며, 이의 해결을 위해 비서실 등 공조직을 공공연하게 이용해왔음이 밝혀졌다. 또한 강사장과 문제의 이모여인(47) 사이의 대화 가운데 등장하는 전현직 지방MBC사장들과 유력정치인, 방송계 인사 등이
두 사람 관계를 미끼로 인사 및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비대위가 이날 공개한 자료는 강사장에게 보낸 1, 2차 질의서와 강사장과 불륜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이모여인으로부터 입수한 이모여인과 강사장 등 관계자들과의 전화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일부, 그리고 이여인이 노조관계자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간추린 문건 등이다.

비대위는 당초 이런 증빙자료들을 이미 지난 해 8월 입수했으나 MBC의 위상에도 손상을 가져올 것을 우려해 공개를 미뤄왔다. 그러나 이미 언론계 안팎에 파다하게 소문이 나있어 ‘비공개의 실효성’이 없는데다가 “강사장의 부도덕성을 감추는 것 역시 부도덕한 일”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세중(전 대한변협 회장) 강명구(서울대 교수·언론학) 박원순(변호사) 유재현(경실련 사무처장) 최열(환경련 사무총장) 등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MBC파업진상조사단’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발표한 중간조사보고서에서 “강사장의 이같은 ‘스캔들’은 대체로 사실로 확인됐으며, 이미 사내외에 광범위하게 유포돼있어 사장으로서 직원들을 지휘할 도덕성을 상실하게 했다”고 판단하고, “이는 MBC사장의 계속적인 업무수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