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업이든 홍보실의 출근 시간은 다른 부서에 비해 1시간 가량 빠르다.

자사관련 기사나 정보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9시전에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는 신문 스크랩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9시경 전무나 홍보이사, 그리고 부장급 이상이 참가하는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홍보’및 ‘방보’의 내용과 형식이 결정된다. 방보는 불리한 기사가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을 말한다. 특종이란 말도 언론에서는 중요한 내용을 다른 언론사보다 먼저 보도하는 것을 뜻하지만 이들은 보도자료가 전 언론사에 기사화되는 것을 얘기한다.

보도자료가 있을 경우 오전 9시 전후에 기자들에게 연락해서 늦어도 10시까지는 배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 언론사에 배포하지 않고 특정기자에게 슬쩍 흘리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 기사를 키우기 위한 고단수의 홍보전략이다.

그 다음부터는 평상관리다. 조간팀, 석간팀, 방송팀(방송팀은 대개 따로 두지 않는다)별로 기자관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각 팀별로 출입처가 배정돼 있다. 출입기자들도 직원들이 분담해서 맡고 있다. 방문하는 기자들을 접대하고 필요한 자료가 있을 경우 다른 부서에 협조를 의뢰해 구해주기도 한다.

거의 모든 기업 홍보실은 연합 인포멕스에 가입, 전용회선을 통해 연합통신 기사를 24시간 서비스 받고 있다. 즉시 대응태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외근자의 경우 언론사를 돌면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보도자료를 크게 키우기 위해 로비를 하기도 한다.

저녁 6시반이면 다음날 조간신문 초판을 확인하기 위해 광화문 동아일보 구사옥 주변으로 당번이 나간다. 최근 달라진 점은 이곳에 나가는 홍보실 관계자의 급이 평사원에서 부장급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문제있는 기사가 실렸을 경우 현장에서 판단, 바로 언론사로 직행하기 위해서다.

이 관계자가 언론사로 달려가는 동시에 홍보실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여기서 별일이 안생기고 TV 9시뉴스까지 그럭저럭 넘어가야 홍보책임자는 긴장을 푼다.

그렇다고 곧바로 퇴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최소 2∼3일은 기자들과의 술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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