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가 뭡니까. 무슨 근거로 강남 갑 선거구를 빅3의 삼파전이라고 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지역의 밑바닥 정서를 읽지못한 언론의 주관적인 판세보도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상대후보보다 언론이 더 힘들었어요.”

서울 강남 갑 선거구에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강동연씨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때문에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를 바로잡는데 온 힘을 쏟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바로잡지 못하고 패배의 쓴 잔을 마신 그는 ‘너무 억울해서’ 지난 15일 국민회의 기자실을 찾아가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이 지역에는 보사부장관을 지낸 신한국당 서상목후보, 민주당 공동대표 홍성우후보, 총리를 역임한 무소속 노재봉후보 등 8명이 출마했다. 언론은 이 세사람을 ‘빅3’로 지칭했고 판세도 이들 3사람간의 각축전으로 분석했다.

“말도 안되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가 서상목씨에 이어 2위로 나타났습니다. 그 차이도 좁혀지고 있었고요. 그런데 수직상승하던 지지율이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제자리 걸음을 했어요. 언론이 ‘빅3의 각축전’으로 쓰기 시작한 것과 정확하게 맞물렸습니다.”

그는 언론의 ‘빅3’ 보도가 틀렸다는 것은 선거결과가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강후보는 3위로 낙선했다. 2위인 홍성우후보와는 1천9백여표차였고, 4위인 노재봉후보는 6천6백여표 차이로 눌렀다.

“어떻게 빅3에 끼지도 못한 제가 홍후보와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노재봉후보는 압도적인 차이로 누를 수 있습니까.” 그는 “총리나 장관을 지내면 거물이고 사우디공사(강후보는 사우디공사를 지냈다)를 지내면 난장이라는 분석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총리를 지낸 사람은 민심과 상관없이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보도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강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최대약점이 지명도라고 했다. 그래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고 초반에 이것이 어느정도 먹혀들어가 지지율이 계속 올라갔는데 ‘그놈의 빅3’ 때문에 산통이 깨졌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사표심리’가 득표에 결정적인 장애가 됐다는 것이다.

“빅3 보도가 없었다고 해서 당선됐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의 결실은 있었을 겁니다. 그게 무엇보다 아쉽습니다.”

그는 언론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이런 말도 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기자가 나를 동행취재한 것처럼 기사를 쓴 것을 보고 항의전화를 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그는 언론사를 한 바퀴 돌고 싶다고 했다. 편집국장이나 기자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애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세요. 기가 막히는 일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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