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칼보다 강하다>

CAR를 아는가. CAR는 자동차가 아니라 Computer Aided Reporting의 약자이다. CAR는 다양한 소프트 웨어와 전자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컴퓨터 통신이 제공하는 각종 기능을 이용하는 취재를 일컫는다.

CAR를 선봉장으로 데이터베이스 저널리즘은 21세기 언론을 평정할 것인가. 이런 문제에 이 책은 접근한다.

언노련 총서의 다섯번째 글은 연합통신 국제경제부 문정식 기자가 쓴 ‘컴퓨터는 칼보다 강하다’라는 글이다. 리튼의 격언에서 ‘펜’을 ‘컴퓨터’로 대치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컴퓨터’는 근간에 최대의 화두가 된 ‘뉴미디어’나 ‘통신 기술’의 총칭.

‘컴퓨터’의 위력을 우리는 걸프전의 신속한 보도나 91년 러시아 쿠테타, 94년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인사 체포 등의 세계적인 여론화 과정에서 이미 확인했다. 이런 실례에서 보듯이 ‘컴퓨터’는 단순히 통신매체를 통한 신속한 보도에 머물지 않는다. 제한된 취재원과 취재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보를 통해 기사와 분석과 해설을 강화하는 ‘데이터베이스 저널리즘’으로 가는 길을 말하는 것이다.

이 글은 데이터베이스 저널리즘의 근간인 CAR를 중심으로 인터네트등, 21세기 변화되는 언론환경을 총체적으로 접근하려한다. 이런 통로들을 통해 기자들은 노상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며 폭로보도나 탐사보도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CAR에도 저작권, 명예훼손, 프라이버시, 취재원 보호의 문제 등의 지뢰가 상존하고 있다. 담론의 수준에서 언론인들이 느끼는 위압감은 치열하지만 현실에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중압감은 작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작다고 영원히 작을 것인가.

21세기의 거미는 뉴미디어라는 네트워크를 쳐두고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벌레들이 걸리지 않는가를 열심히 점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거미줄에 걸리지 않고 21세기로 날아갈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는 책이 될 것이다. (

문정식/ 전국언론노동조합/ 값 6천원


<한국 언론사>


역사서술의 여러가지 방법을 통틀어 실증적 접근이 반드시 최선은 아니지만, 하나의 출발로는 탁월하다. 실증은 무엇보다도 자료로써 역사의 얼개를 풀고자 하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동안의 대학강단에서의 강의내용을 토대로 엮어 최근에 발간된 김민환교수(고려대 신문방송학과)의 <한국언론사>(사회비평사) 역시 그러한 실증의 언저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이 지니고 있는 실증의 폭은 기존 ‘한국언론사’의 울타리를 넓히기에 충분한 정도다.

가령, 원시시대부터의 우리말의 글의 성립과정을 애써 되짚어봄으로써 언론의 기본성격인 알리고 주장하며 밝히는 언로(言路)의 생성과정에 주목하는 것을 책의 앞머리에 주요하게 위치시킨다. 아울러 기존 한국언론사 서술에서 소홀했던 잡지, 출판을 비롯 영화 등 영상매체의 성장과정과 그것들의 사회적 파장여부를 아낌없이 담아내고자 하는 시도를 보인다.

또 지적돼야할 미덕은 저자가 시대구분에 쏟는 애정이다. 저자는 사회와의 연계고리가 배제된 진화론적 설명이나 역사학계의 통상적 시대구분을 일방적으로 대입시키는 식의 시대구분을 탈피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언론사는 대중매체의 흥망성쇠 수준에 단순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역사’로 우뚝 서야한다고 저자는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릿말의 서두가 “1980년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그 시절에 나는 광주에 살고 있었다”가 그리 놀랍게 읽히지 않는다.

김민환/사회비평사/값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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