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연합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최문순 황철순)의 24일간 파업은 방송사사장 선임방식의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KBS, MBC 양 방송사의 사장은 청와대에서 이미 내정된 인사가 KBS이사회와 MBC방송문화진흥회라는 요식 절차를 통해 선임돼 온 것이 현실이다. 이번 또한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사장선임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증거와 의혹들은 파업기간 중 벌어진 시민단체의 진상조사단 조사결과와 몇몇 이사들의 사퇴표명과 양심선언을 통해서도 낱낱이 드러났다.

특히 청와대에서 실질적으로 사장을 선임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방송의 민주화는 요원하다는 점과 사장 개인의 경영능력이나 ‘약점’이 공정방송의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 방문진이 독립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 등을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인식시킨 것은 파업의 최대 성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MBC파업기간 동안 KBS, CBS, EBS 등 방송사노조들이 절대다수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공동투쟁을 결의한 것 역시 적잖은 소득으로 평가된다. 이들 방송사 노조들은 이번 파업기간 중의 연대투쟁 경험이 향후 있을 통합방송법 반대투쟁과 방송사 단일노조 결성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이번 MBC파업과 관련해 방노위 소속 KBS, CBS, EBS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높은 찬성률로 연대파업을 결의했으며 이같은 높은 파업찬성률은 방송사 노조들의 높아진 연대의식을 반영한 것이며, 방송단일노조 건설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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