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 모니터회는 미니 시리즈인 MBC <그들의 포옹>과 KBS2 <프로젝트>를 3월 13일부터 4월 2일까지 모니터했다.

두 드라마는 우선 소재가 참신했다. 이제까지 다른 드라마들의 주요 주제가 되어온 남녀간의 사랑에서 벗어나 사건 중심, 일 중심의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한 작품들이다.

<그들의 포옹>은 그동안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정치자금 형성과 관리,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를 사건의 핵으로 삼고 있다.

사회정의를 실현코자 하는 법조계의 젊은이들과 정치적 기득권을 재탈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들, 그와 상반되게 사회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의 대비가 조금은 무거운 톤으로 그려진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계층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정인(김승우 분)이라는 사법연수생을 통해 정의를 바로 세우고 화해를 모색하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절제된 감정표현과 탄탄한 구성이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연기자들도 배역을 내면화하는데 무리가 없어 자연스럽다. 법조계라는 다가가기 힘든 특수 영역으로 소재를 확대한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드라마의 소재가 어떤 물리적인 힘에 의해 제약 받는 일이 없길 기대한다. 왜냐하면 어떤 소재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드라마로서 적합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는 국내 제작에서 벗어나 해외 현지 촬영, 현지인 출연, 이국의 풍광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시청자들의 자존심도 세워주는 드라마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초점이 분명치 않고, 기업 드라마라고 하기엔 너무 주인공들의 사랑과 갈등이 진하다. 그리고 해외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총격전과 짜임새가 부족한 구성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기업이라는 조직의 성격 및 생리, 활동상황 등에 대한 더 치밀한 조사가 있었어야 할 것이고 기업 드라마라면 인물 중심의 이야기 전개는 과감히 버리거나 최소화시키고 일 중심의 전개를 했어야 한다.

여성의 모습도 많이 왜곡되어 있다. 주인공 현정(전도연분)의 약혼자에 대한 태도, 형우(최수종분)만을 쫓아다니는 차기자(김현숙분)의 묘사 등은 여성의 이미지를 왜곡시킬 소지가 있다. 이밖에도 폭력성의 문제나 소품상의 문제 등도 지적됐다.

그렇지만 이번 두 드라마는 ‘젊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소재도 새롭고 과감한 접근도 돋보인다. 이제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다음을 위해서 치밀하게 준비한다면 우리 드라마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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