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프로그램 협찬에 보도국 간부 및 기자를 동원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KBS는 지난 6월1일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한 월드컵 유치 기념 ‘열린음악회’와 관련 현대그룹, 교보생명, 조흥은행으로 부터 각각 5억, 3억, 2억 등 총 10억원의 협찬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현대그룹 5억과 조흥은행 2억 협찬의 경우는 KBS 최동호 부사장이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나머지 협찬에 대해서는 포항제철이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등 어려움을 겪게되자 김병호 보도본부장과 이윤배 경제부장에게 지시가 내려져 우여곡절 끝에 교보생명에 협찬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경제부 기자들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KBS노동조합(위원장 전영일)은 28일 106차 공정방송위원회를 열고 “지난 97차 공방위에서 ‘협찬과 관련해 담당부서외의 직원을 동원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고 합의한 것을 정면 위반한 것”이라며 “무분별한 협찬을 근절하는 제도적인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부의 한 기자도 “경제부 기자들이 구걸까지 해야 하냐”고 불만을 표시해 경제부기자들이 협찬을 끌어오는데 동원됐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사측은 “교섭 책임은 부사장이 맡았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도본부장이 신경을 썼을 수도 있다”며 “만약에 협찬이 안됐다면 KBS 자체비용으로 해결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협찬을 한 쪽에서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협찬에 응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KBS는 지난해 9월 마라도나 축구 협찬과 관련해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의 일방적인 홍보기사가 방송되자 재발방지를 위해 ‘협찬과 관련해 담당부서외의 직원을 동원하는 사례가 없도록 할 것’을 공방위에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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