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방송국 리포터들이 연극무대에 섰다.

스토리구성에서부터 무대장치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직접 만든 연극의 제목은 ‘오영신을 찾습니다’(연출 권호성, 극본 선욱현, 기획 박근형). 이들은 왜 갑자기 연극을 하려고 했을까.

연극을 기획한 사회교육방송 ‘젊음의 세계’ MC이자 성우인 박근형리포터는 “무엇보다 숨쉬는 관객앞에 서봄으로써 더욱 선명한 방송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방송 리포터들 스스로의 이야기와 잠재된 ‘끼’를 마음껏 발휘하고 싶기도 했다고 한다.

연극을 기획하고 준비에 들어간 것은 불과 두달전. 주위에서는 바쁜 취재일정 중에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스태프로 참여했던 김정원리포터(1라디오 ‘생방송 오늘’)는 “두달간 홍대앞 소극장 ‘예’에서의 연습은 매일 새벽 2∼3시에야 끝이났다”며 “개개인의 취재시간이 달라 연습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지만 즐거운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194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성방송국 조선인 아나운서였던 오영신 아나운서는 ‘해를 쏜 소년’이라는 아동극을 창작한다. 그러나 결국 ‘해’는 일본을 의미하며 ‘소년’은 조선을 뜻한다는 동료의 밀고로 방송은 빛을 보지 못하고 만다.

그후로 53년이 지난 현재. 공중파방송 70주년 기념특집을 준비하던 한 리포터는 43년 당시 오영신 아나운서를 밀고한 동료 아나운서를 취재하게 되고 당시의 미완성방송 아동극 ‘해를 쏜 소년’을 자신들이 재연해낸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내용을 통해 KBS리포터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것들과 취재뒤의 얘기들을 때로 슬프고 재미나게 꾸며내고 있다.

비오는 날 취재를 위해 30마일은 족히 걸었다는 한 리포터의 이야기, 초창기 시절 마이크를 두고 취재를 갔던 이야기, 생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꽉 막힌 도로를 질주했던 웃지못할 자신들의 에피소드가 이 연극속에는 묻어있다.

이번 연극은 홍대앞 소극장 ‘예’에서 5월28일부터 6월2일까지 6일간 공연됐다. 출연자는 이소연 교육전문리포터, 김성애 2라디오 ‘출발 일요일’MC, 김정연 사회교육방송 ‘통일열차’리포터, 박근형 사회교육방송 ‘젊음의 세계’ MC, 김현주 1라디오 ‘생방송 오늘’리포터, 이미려 사회교육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리포터등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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