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과 당근을 앞세운 전두환 정권의 통제정책에 순종 내지는 적극적인 협조를 하면서 이제 언론사들은 본격적인 기업적 성장을 하게 됐다. 5공화국하에서 언론사들은 통폐합을 통해 독점적 카르텔체제를 구축했고 이런 가운데 세제 혜택을 포함해 정권에 의해 다양한 특혜가 주어지면서 급격하게 사세신장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시설투자의 확대를 통한 다각경영의 실시와 경제 성장에 따른 광고시장의 확대라는 요인도 언론산업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결국 80년대 언론산업의 성장은 언론통폐합과 정권의 각종 특혜라는 요인과 다각경영의 실시, 광고시장의 확대라는 요인이 함께 작용했던 결과였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사에 대한 특혜의 예로는 다음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신문협회는 81년 윤전기 도입에 필요한 관세 특혜를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는 81년말 관세법의 부칙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20%의 관세를 82년 1년간에 한하여 4%로 대폭 감면해주었다. 이밖에도 언론사에 대한 정권의 특혜는 다양하게 이루어졌는데, 이는 결국 언론산업의 성장에 적지않게 기여했던 것이다.

또한 언론사들은 정권의 통제 앞에 숨죽인 채 이윤추구를 위해 본격적인 다각경영을 시도했다. 특히 다각경영의 차원에서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본격적으로 출판사업에 뛰어들었다. 언론통제의 일환으로 일반잡지 발행이 극도로 억제됐던 상황에서 문공부는 경향신문 4종, 동아일보 3종, 서울신문 2종, 조선일보 4종, 한국일보 3종의 잡지를 허가해주었다. 이에 따라 87년의 경우 동아일보는 스포츠동아 등 7종, 서울신문은 선데이서울 등 5종, 조선일보는 주간조선 등 5종, 중앙일보는 주간중앙 등 9종, 한국일보는 주간한국 등 5종을 발행하게 됐다. 또한 신문사들은 잡지 발행 뿐만 아니라 단행본 시장까지 파고들어 영세출판업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언론사들은 외국 유명무용단이나 관현악단 등을 초대하여 공연수입을 올리기도 하고 문화센터의 문화사업, 출판물의 인쇄대행, 부동산 임대 등으로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80년대 말에 각 신문사는 신문수입 이외에 다각경영을 통한 부대수입이 전체수입의 20~30%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경제성장에 따른 광고시장의 확대도 언론산업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80년에 2천7백52억원으로 GNP의 0.76%에 불과하던 광고비가 87년에는 9천7백23억원으로 3.5배 성장했으며 GNP의 1%를 차지하게 됐다. 7년 동안 총광고비는 연평균 23.7%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특히 신문과 텔레비전은 각각 24.0%, 28.2%나 증가했다.

특히 텔레비전 광고비는 80년의 8백20억원에서 87년에는 3천5백34억원으로 4.3배나 증가하는 급신장세를 보여 결국 광고비 점유율에서도 36.4%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신문의 경우 텔레비전에는 못미치지만 80년의 9백89억원에서 87년의 3천3백98억원으로 3.4배나 신장했다.

다각경영과 광고수입 증대로 6대 신문기업의 매출액은 81년의 1천4백57억원에서 87년의 3천7백50억원으로 늘어났고, KBS와 MBC도 81년의 1천6백20억원에서 87년 3천9백42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체로 대부분의 신문사, 방송사의 매출액이 불과 6년 사이에 거의 3배 가량 늘어나는 급신장세를 보였던 것이다. 특히 80년을 기점으로 하면 7년 사이의 매출액 성장률은 3배를 훨씬 상회했다.

또한 매출액의 급신장에 따라 경향신문을 제외한 5대 신문의 당기순이익도 81년에 비해 87년에는 4.2배나 증가하였다. 또한 KBS와 MBC는 84년에는 각각 6백9억원과 1백30억원, 86년에는 각각 2백39억원과 1백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조선일보는 80년에 비해 87년에는 매출액이 4배를 훨씬 상회하는 성장을 했다. 이렇듯 조선일보는 관영언론으로서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서울신문을 제외한 나머지 신문들 중에서는 매출액 평균 성장률이 24.1%로 가장 높았고 연평균 순이익률의 경우에도 4.1%로 1위를 차지했다.

매출액과 순이익의 급격한 성장을 법인세나 개인 소득세 납부실적에서 언론기업이나 언론사주들이 고위납세자로 등장했던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MBC는 81년 7위, 82년 6위, 83년 9위를 기록했다. 한편 신문사들도 80년대 들어서서 법인세 납부실적에서 100위권안에 들기시작했다. 동아일보는 80년 62위, 81년 77위, 82년에 80위를 기록했고 조선일보는 82년의 87위, 83년에는 65위, 84년 77위를 기록했다. 또한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은 81년 35위, 82년 43위를 기록했고 방우영 조선일보 사장은 83년 36위, 85년 63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런 신문과 방송의 매출액과 순이익의 급신장은 결국 80년대 한국언론이 독재권력의 강화의 지배체제 유지를 위해 기여함으로써 받게 된 반대급부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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