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이버정책을 다루는 방송통신위원회, 법무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 부처가 아름다운 사이버세상을 만들겠다며 18일 오후 서울시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동행사를 진행했다.

'아름다운 사이버세상 만들기 한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정책발표와 문화행사가 어울린 축제의 한마당으로 진행됐다고 방통위는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경한 법무부 장관, 유인촌 문화부 장관,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강병규 행정안전부 차관 등 5개 부처 대표와 서영훈 대한민국클린콘텐츠국민운동연합 의장 등 10개 시민단체 대표,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등 17개 협회 대표 등 모두 5개 부처 53개 단체 1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 18일 오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아름다운 사이버 세상 만들기 한마당'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5개부처 대표들이 공동선언문을 낭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최시중 위원장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인터넷 역기능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언론과 시민단체, 사업자, 네티즌 모두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한 "열린 공간이라는 인터넷의 진정한 가치를 이용자 스스로가 지키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자리 잡을 때 성숙한 인터넷 문화가 꽃필 것"이라며 "이 행사가 'IT강국'에서 '윤리강국'으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사이버범죄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실정이므로 지금은 인터넷이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 역기능을 적절히 제어할 때"라며 "올해는 '사이버질서 확립'을 법질서 운동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저작권 보호는 정부와 민간이 서로 마음을 열고 노력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우리의 사이버세상에는 사이버 폭력, 불법·유해정보의 확산, 개인정보와 저작권의 침해, 명예훼손 등으로 인해 IT강국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건전한 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아름다운 사이버세상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현재 입법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 등의 사이버정책은 권력에 반하는 여론을 겨냥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기본적인 속성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와 관련해 김현경 박사(연세대 강사, 문화인류학)는 지난해 11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IDI)이 주최한 '인터넷과 한국사회' 심포지엄에서 "인터넷은 자기산출적인 우주로서 필연적으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포함하기에 이것을 모두 치워서 인터넷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음은 방통위 등 5개 부처가 18일 채택한 아름다운 사이버세상을 위한 공동선언문 전문이다.

아름다운 사이버세상을 위한 공동선언

세계 지식정보산업을 선도하는 우리나라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세상을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보고(寶庫)이자 국민 개개인의사소통의 장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우리의 사이버세상에는 사이버 폭력, 불법·유해정보의 확산, 개인정보와 저작권의 침해, 명예훼손 등으로 인하여 IT강국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건전한 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의 모범이 되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이버세상을 구현하고,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 모든 국민과 관계 정부 부처가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합의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기로 한다.

1. 우리는 사이버세상이 건전한 정보소통과 편안한 휴식공간으로서, 모든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사랑을 받는 행복과 풍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2. 우리는 사이버세상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불법·유해정보를 추방함으로써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유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3. 우리는 악성댓글, 명예훼손 등 사이버 폭력을 추방하여, 사이버세상이 자유롭고 창조적이며 권리와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정의로운 공간이 되도록 노력한다.

4. 우리는 사이버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5. 우리는 사이버세상에서 저작권이 쉽게 침해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불법행위를 근절하여 공정한 이용질서가 확립되도록 노력한다.

6. 우리는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의 생산적 활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인터넷의 오·남용과 중독을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7. 우리는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위기청소년, 다문화가정, 농어촌 지역주민 등 정보취약계층이 사이버세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8. 우리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이버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  캠페인, 법과 제도의 개선 등에 공동으로 협력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정책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
 
9. 우리는 사이버질서 확립을 위하여 민간과 정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우리는 위와 같은 합의사항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상호 협력해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2009. 5. 18.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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