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채널(채널 25)의 휴먼 다큐멘터리 <인생>은 ‘자신을 찾기 위한 황혼에서의 고된 여행’을 떠난 이들을 찾는 삶의 보고다.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 3일에 정년퇴임 후 음성꽃동네에서 진정한 인술을 펼치고 있는 전 경희대 총장 안치열씨를 시작으로 6회가 방영됐다. 회를 거듭할수록 감동의 크기가 더해지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휴먼다큐멘터리 인생’팀이 차분하게 카메라로 접근하는 삶은 대부분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기찾기’에 몰두하는 모습들이다. 대기업의 상무이사로 있다가 왕복 5시간의 조리학원을 다녀 조리사 자격증을 딴 후 강화에서 주방장으로 나선 홍명희씨(59).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으로 있다가 사표를 던지고 어릴적 꿈인 화가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캔버스를 마주 한 황진현씨(66). 한국은행 조사부장 등 정통 금융인으로의 길을 걷다가 전기도 없고 물도 나오지 않았던 한라산 중턱에서 막사를 짓고 초지를 가꾸어 젖소를 키우는 박정재씨(76) 등의 삶을 조명한다.

휴먼다큐멘터리는 MBC ‘인간시대’로 이미 일반에 익숙한 장르가 됐지만 Q채널의 <인생>은 퇴직후 혹은 노년에 접어 들어 아름다운 삶을 엮는 이들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김인중PD는 지금 다음주에 방영될 오토바이를 사랑하는 노인들의 모임인 ‘태릉 오토바이 클럽’을 촬영중이다. 물론 이들은 노년에 새로운 생활을 찾는 생활인의 모습은 아니다. 따라서 기획의도에 조금 벗어난 면은 있지만 죽기전까지는 계속 달리겠다는 조광범(86) 할아버지 등 5명의 긴 나들이 속에서 이들의 삶을 반추하여 시청자들이 삶의 의미를 돌이키게 할 수 있는 잔잔한 영상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김PD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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