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우회등 여성단체들이 방송사의 미인대회 중계를 문제삼고 나섰다. 여성단체들은 방송사의 미인대회 중계가 여성비하의 문화풍토를 조성하고 있다며 방송중계의 중지를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방송의 미인대회 중계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례없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서울지역 여대생대표자협의회는 MBC가 오는 25일 열리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중계하는 것과 관련, 지난 13일 MBC 강성구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중계방송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공문에서 미인대회는 우리사회의 바람직한 여성상을 급속하게 왜곡시키고 있으며 특히 방송이 이를 여과없이 중계함으로써 여성의 성상품화 현상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MBC의 입장을 20일까지 밝힐 것을 요청하는 한편 사장단과의 면담도 요구했다.

여성단체들이 방송사 미인대회 중계 중지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단체들은 최근 2-3년 사이에 미인대회가 1백여개 가까이 늘어난데는 방송사가 이를 무비판적으로 중계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여성민우회는 지난 9일 서울 종로 종로성당에서 ‘방송사의 미인대회 중계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여성민우회 <바른언론을 지키는 모임>은 이날 미인대회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미인대회가 여성을 인격이 배제된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화장품공장 견학 장면을 자세히 보여주는 등 협찬사에 대한 간접선전, “최수종이 껴안아주니까 그렇게 좋아”등 진행자의 성차별적인 언어사용과 반말이 빈번하다고 밝혔다. 또 후보자를 다리 아래에서부터 위로 촬영하여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최대한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톨릭대 이영자교수는 “여성의 육체가 세세하게 일련의 수치로 체크당하는 심사절차를 생생하게 중계함으로써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비하하는 문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MBC 심상수제작이사는 “주최측인 한국일보와 이미 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중계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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