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80년대말 무렵.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딕상등 과학소설에 부여하는 3개의 대표적인 상을 수상한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에서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사이버펑크란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와 펑크(반항아)의 합성어로 반문화의 상징으로 태어난 신조어. 반전운동을 주도했던 60년대의 히피족과 달리, 골방에서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를무대로 자신의 유토피아를 구축하는 새로운 신세대가 바로 그들이다.

사이버펑크 전문잡지 <몬도(Mondo)2000>에서는 사이버펑크를 △20세기말 기술혁명 또는 그를 이끄는 사람들 △무정부주의 사상에 경도된 비정한 해커 △정부부처의 컴퓨터통신망을 즐겨 찾아가 해킹을 시도하는 사람 △반문화운동의 일환으로 기술적 통찰력과 반항적인 생활태도를 함께 갖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 뒤, 각종 출판물과 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인 컴퓨터통신망에서 이들의 활동은 다양화된다. 현재는 음악 예술 첨단기술등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개념으로 사이버펑크의 정의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사이버펑크문화 확대와 관련, <몬도2000>의 편집자이며 SF작가인 루디 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사이버펑크는 사이버와 펑크로 나뉠 수 있다. ‘사이버’는 기계(컴퓨터로봇)를 의미하기 때문에 가치중립적인 존재다. 따라서 비전이나 성향은 다른 반쪽인 ‘펑크’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고도의 기술과 결합돼 매우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전체 세계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펑크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어떻게 조화를 이를 것인지는 앞으로 해결해나가야할 숙제인 것이다.”

사이버펑크의 활동은 출판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데, <뉴로맨서>이후 브루스 스털링의 <해커의 기습>은 이들의 존재를 대중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초판 3만부가 판매된 이 책은 사이버펑크란 신인류의 존재를 사회에 알리고, 영화나 예술장르로 영역을 넓혀갔다.

컴퓨터과학자이기도한 루디 러커는 <소프트웨어> <웨트웨어> <프리웨어> 3부작을 발표, 세기말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로봇(컴퓨터 기계)과 인간의 융합을 문제삼는 작품을 발표했다.

현재 인터네트에 활동 하고 있는 스펑크 프레스는 이같은 집단의 대표적인 출판그룹이다. 인터네트나 사설 전자게시판을 통해 디지탈정보를 양산해내기 위한 스펑크 프레스는 누군가의 작업결과가 네트워크에 접속한 누군가에 의해 또다시 재가공될 수 있다며 원래의 형태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사이버펑크족은 스스로 ‘개인주의적’이면서 ‘첨단기술에 대한 열광적 애호심’과 그 기술을 사용하
는 ‘기성 활용방식에 대한 혐오’를 갖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컴퓨터시스템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사이버펑크는 대중매체인 영화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3차원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의 첨단 영상기법으로 빚어낸 <블레이드러너> <비디오드림> <토탈리콜> <터미네이터2>등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둬들였다. 특히 첨단 컴퓨터기술을 이용 인간의 잠재능력을 무한확대시키는 인공지능기술과 가상섹스를 영상에 담은 <론머맨>은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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