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사회를 맞는 30대는 두렵다. 샌드위치 세대의 고민은 정보화사회라는 화두에도 예외가 없다. 그 누구보다 정보화마인드가 앞서 있는 20대, 이러한 사회현상에 한발짝 물러서 있는 40대. 그 사이에 30대는 위치해 있다. 30대는 산업사회에서 성장했지만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삶의 환경은 ‘멀티미디어’ 가 지배하고 있다. 90년대이후 물밀듯이 번지기 시작한 정보화사회의 명실상부한 주체 세력이지만 대부분의 30대 직장인들은 아직도 정보화사회가 낯설기만하다. 그저 사무실에서 기능적으로 사용하는 워드 프로세스나 심심풀이식 PC 통신이 이들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정보화사회의 전부다.

지난 9일 저녁 홍대입구 신협교육원에서 ‘멀티미디어 세상에 우리는’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린 강연회도 이러한 두려움을 해소하기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의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순수 직장인 모임인 ‘일터사랑’(회장 유석규)이 주최했다. 첫번째 주제인 ‘인터네트로 내다본 정보화시대 세계변화’에는 모두 50여명의 참석자들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컴퓨터 칼럼니스트인 김선태씨가 연사로 나선 이날 강연은 산업사회의 종말과 정보통신 혁명, 인터네트의 철학과 방법론, 네티즌, 세계정부 등에 관한 일반론적 설명과 인터네트 시연 등이 이어졌다.

이 강연을 준비한 유석규회장(대우자동차 근무)은 “직장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멀티미디어사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막상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 습득을 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이런 시간을 마련했다”며 “인터네트 사용법이나 컴퓨터 전문강좌가 아닌 정보화 사회를 삶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나름의 철학을 가지는데 주안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보화사회라는 것이 우리가 살아온 세상과 단절된 별천지 사회가 아니라 긴밀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겠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다소간의 뉴미디어 지식이 있는 참석자들은 강의가 너무 평이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뭔지 잘 모르겠다”는 평가를 내렸다. 주최측도 참석자들의 ‘수준 조절’에 가장 고심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송형진씨(한국건설협회 근무)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컴퓨터가 워드기능을 뛰어넘어 그야말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도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기능적인 차원에서의 멀티미디어 교육을 벗어나 철학적이고 사회적 의미를 담은 정보화사회 교육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들의 시도는 작지만 소중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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