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리시트’에 연루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는 26일 오후 <이광재 “의원직 사퇴…정치 떠나겠다”>는 기사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정계를 떠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보도는 영장실질심사 과정에 대한 법조계 전언을 기사화한 것으로 이 의원 본인이 언론에 의원직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는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특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불구속 수사를 바라며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 이광재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연합뉴스가 보도한 이 의원 사퇴설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에게 직접 전해들은 것은 없지만 그런 뜻(의원직 사퇴)이 있는 것으로 안다. 연합뉴스가 없는 얘기를 보도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고민했다면 이유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한 18대 총선에서도 취약 지역인 강원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태백 영월 평창 정선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총선 전에도 강원도에서 당선이 가장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 손꼽혔다. 이 의원은 재선에 성공한 이후 중앙 정치보다는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에 집중했다.

그런 이 의원이 갑자기 의원직 사퇴를 언급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 의원은 미국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수만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이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고려하는 이유는 자신이 받는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는 배수진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의원은 연합뉴스 기사에서 “박 회장의 딸을 비서관으로 데리고 있어 사람들은 내가 박 회장과 친하고 돈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 말을 믿지 않으려 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더욱 조심을 했고 박 회장과 가까이하지 않았다”면서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부인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 의원은 검찰이 진술에 의존한 짜맞추기 수사를 하는 것을 보며 의원직 사퇴라는 카드를 꺼낸 것 같다. 이 의원은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의원직 사퇴도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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