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기 통일원 부총리가 지난 2일 오전 통일원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치가 3류면 언론은 4류”라고 하는 등 신랄하게 언론을 비판하는 공개발언을 해 기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요구받는등 거센 항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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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부총리는 이날 최근의 4자회담 및 남북회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1시간30분 가량 “언론의 구조적 경쟁으로 인해 대북관련 기사에 오보가 양산되고 있다” “언론이 틀을 짜놓고 사실(fact)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치가 3류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다면 언론은 4류”라며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난했다.

권부총리는 최근 대북 경협 사업자 관련 언론보도와 관련해서도 “추측보도및 오보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언론계 일부에서 제기돼온 특정 언론사에 대한 정보흘리기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다.
권부총리는 또 일본의 한 경제지 사주의 말을 인용해 “우리나라 경제지가 너무 똑같다”며 “경제지가 많을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원 출입기자단은 지난 3일 긴급 모임을 갖고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로 하는 한편, 사과와 해명 및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질의서를 보냈다.

기자들은 이 질의서를 통해 “통일부총리가 통일문제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언론의 문제에 대해서만 집중 성토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부 문제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기자들은 또 이 질의서에서 “언론의 오보에 대한 권부총리의 지적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그러나 국민의 알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권부총리는 6일 접견실에서 기자단과 만나 “언론사에 오랫동안 있다 보니 평소 생각이 나왔다. 내 뜻과 달리 전달된 것같다”고 해명하는 한편, “뜻하지 않은 발언으로 명예를 손상케 해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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