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보존이냐는 2분법적인 논리로 환경문제를 보면 환경문제를 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이 두가지가 별개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고리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EBS의 외주제작 프로그램인 ‘하나뿐인 지구’를 제작하고 있는 ‘원프로덕션’의 박병태 PD. 환경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면서 체득한 ‘환경관’이다.

지난 5일 ‘환경의 날’에 대통령 단체표창을 받은 교육방송의 대표적인 환경관련 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는 박PD가 속한 ‘원프로덕션’이 외주제작한 것이다. 환경관련 프로그램 불모지인 지상파 방송에서 90년 개국이래 이미 600회를 넘긴 장수프로그램이란 점도 돋보였다.

타방송사들이 ‘걸프전’이나 ‘유조선 기름유출’과 같은 거대한 사건에 기민하게 단발성 고발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비해 ‘하나뿐인 지구’는 차분하게 대기오염, 수질오염 및 각 특수지역(온산지역, 울산지역) 오염실태를 차분하게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PD는 “‘하나뿐인 지구’팀은 프로그램을 만들 때 ‘고발위주 프로그램’으로 가기 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환경문제에 접근한다”고 말한다. 그래선지 세명의 PD가 만드는 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만든 작품은 ‘지하에도 사람이 산다’, ‘종이는 살아있다’, ‘청정해역의 파수꾼들’, ‘북한산을 지키는 사람들’ 등 환경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아쉬움도 있다고 한다. “보도성이 약한 교육방송이라는 약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에서 고발성이 약하다보니 직접적인 환경문제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깝다”고 박PD는 말한다.
낮아지는 제작단가 때문에 겪은 외주프로덕션의 어려움도 많지만 박PD는 그간에 환경인으로서의 마인드도 확실하게 생겼다고 한다.

다만 “환경운동이 근 10년이 다 되가는 상황임에도 지속적인 직업 환경인으로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것이 우리 환경운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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