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에 개혁바람은 불 것인가.
최근 한국일보의 최고경영진과 편집국 기자들이 침체된 한국일보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신문시장경쟁을 뚫고 나갈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정기적인 논의의 자리를 갖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14일께 지면개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기자들의 요청을 장재국회장이 받아들여 이뤄진 첫 회합에서 기자들은 최근 한국일보가 처한 상황을 진단하면서 한국일보의 편집, 경영, 조직 등 전반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장회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장회장과 기자들은 이 회합을 한시적이나마 정례화하기로 하고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당초 지면개선위원회는 편집국장 직속의 한시적 자문기구였으나 이제는 회사전반의 문제를 최고경영진과 함께 논의하는 좀더 ‘특별한’ 기구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일보의 편집국 기자들과 장회장이 머리를 맞대고 개혁을 논의하기까지 편집국 내부에는 적지 않은 ‘속앓이’가 있었다. 지난 3월초 한국일보 노조가 편집국 기자들을 상대로 자체 조사한 결과, 한국일보의 편집방향이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며 편집국 내에 적지않은 불신 분위기가 만연돼 있는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 이번 만남이 성사되기 전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편집국 고위 간부 퇴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속앓이’ 결과 마련된 기자들과 장회장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지면개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현단계에서 무엇이다고 확정적으로 밝히기는 시기상조”라며 “오는 6월9일 창간 기념일을 전후해 개혁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일보 기자들은 이번 기자들과 장회장의 정기적 모임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편집국 기자는 “그 결과가 단순히 기자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수준인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개혁의 내용을 담게 될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에 일고 있는 바람이 과연 개혁의 순풍일지, 아니면 찻잔속의 회오리로 그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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