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북한)기의 남하등 비상사태에 대한 민방공 방송체제도 크게 구멍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3일 조선 공군 이철수 대위가 미그 19기를 몰고 남하, 귀순한 23일 서울시뿐만 아니라 KBS, MBC, SBS, CBS등 방송 4사도 ‘비상 경보 방송’은 내보내지도 못하고 뒤늦게 경보 해제 방송만 내보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와는 달리 경보방송 불방상황에 대해서는 민방공 경계 경보 총괄 지휘본부인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와 방송사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가운데 경보 방송 불방에 대한 원인 규명 및 사후 대책마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는 23일 오전 10시 54분경 KBS등 방송 4사에 경계경보 방송 통보를 보냈으나 실제 비상 경보방송을 내보낸 방송사는 한군데도 없었다.

전역항공통제본부 산하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의 한 관계자는 “오전 10시 45~50분경 각 방송사에 직통 인터폰및 일반전화(CBS)를 통해 긴급상황임을 알리고 오전 52~54 분 사이에 경보방송에 들어간다고 알렸으나 각 방송사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경보방송이 나가지 못했다”며 방송사에 그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의 돌입 통지를 받고 긴급 경보방송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으나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가 경보방송을 제때 내보내지 못해 경보방송이 나가지 못했다고 밝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KBS 이상욱 라디오본부장은 “오산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의 연락을 받고 10시 54분경 필요한 조치를 취해놓았으나 경보방송이 없어 뒤늦게 경보해제 방송만 내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MBC, SBS, CBS 관계자들도 오산 통제소 지시에 따라 긴급 경보방송에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는 당시 상황이 수록된 컴퓨터 기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KBS 역시 당시 상황이 기록된 ‘블랙박스’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경보방송 불방 책임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방공 경보체제를 규정하고 있는 ‘민방공경보전달요강’은 KBS, MBC, SBS, CBS 방송 4사의 경우 중앙민방공경보통제소의 통보가 있을 경우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즉시 통제소의 ‘경보방송’을 내보내도록 돼 있다.

방송 4사는 이를 위해 통제소의 통보가 있을 경우 자동으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통제소에서 송출하는 경보방송을 내보내는 자동전환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방송사고등을 우려, 수동조작으로 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