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일간신문의 상당부분이 관급기사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해 9개 중앙일간지의 전체 기사 28만여건 가운데 정부기관 관련기사가 44%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신문의 1면과 사회면의 머릿기사(총 6,026건)와 중간 머릿기사(총 5,951건)는 각각 80%(4,803건)와 67%(3.971건)가 관급기사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공보처가 지난달 발행한 <95국정관련 신문보도 자료집―주요 보도사례·분석>에서 드러났다. 공보처의 이번 자료집은 한국언론연구원의 KINDS를 활용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머릿기사의 보도현황을 기관별로 구분했을 때 대통령과 청와대 관련기사가 19%(1천2백4건)로 가장 많았으며, 총리실 15%(5백60건), 재경원 8%(3백5건) 순이었다.

이들 정부관련 기사를 가장 많이 보도한 신문은 서울신문으로 밝혀졌다. 서울신문은 1면과 사회면 머릿기사로 정부관련 기사를 6백77건 보도했다. 거의 매일 한두 건 정도의 정부 관련 기사가 머릿기사로 오른 셈이다.

한겨레신문은 5백71건을 다뤄 3등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보처는 “타신문에 비해 부정적 시각의 기사를 많이 취급”했다는 해석을 달았다.반면 조선일보는 4백25건으로 9개 신문 가운데 정부 관련 기사를 가장 적게 취급한 것으로 분석됐다.신문사에 따라 중점적인 보도 분야가 다르다는 점도 분석 결과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총무처 기사를 가장 많이 취급한 반면, 중앙일보는 통계청 기사를 많이 다뤘다. 서울신문은 외무부와 내무부 기사를 많이 취급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세계일보는 경찰청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한국일보는 통상산업부, 한게레신문은 안기부 관련 기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공보처의 이번 조사 결과 집계된 9개 신문의 1면과 사회면의 머릿기사와 중간 머릿기사의 총계 8천7백74건을 각사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적다는 조선일보가 8백63건임을 볼 때 1년 무휴로 신문을 발행한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하루에 2건 이상의 정부관련 기사가 주요한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공보처의 자료집에는 이렇게 취급된 기사의 내용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상황이 이쯤되면 신문인지 관보인지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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