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의 Euro’96(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패배한 영국 축구광들이 지난 26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폭동사태를 벌인데 대해 영국 언론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주요 언론들이 반독일정서를 부추기는 기사들을 연일 보도해 이들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24일 월요일자 ‘더 데일리 머터’는 지난 2차대전 당시의 구호처럼 “독일과의 축구전쟁”이라는 제목을 달았고 ‘더 데일리 스타’는 “조심해라. 영국이 곧 너희를 깨부순다,” ‘더 선’은 “자, 공격해라. 쳐부수자”라는 큰 글씨를 헤드라인으로 장식했다. 이들 세 대중지는 판매순위 1, 2, 3위의 신문들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은 이번 난동 사건과 관련 이들 기사들이 폭동발단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언론위원회에 무책임한 언론 보도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26일밤 영국 곳곳에서 벌어진 난동으로 2백여명이 구속됐고 60여명이 상해, 40여대의 자동차와 건물이 파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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