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수용자운동은 이미 전통적인 개념의 ‘수용자’에서 ‘생산자’ 단계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는 소극적인 비판과 감시 단계를 넘어서 직접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보급한다는 시민의의 성숙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만한 기술과 장비의 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 제작·보급 운동은 △기존 공중파나 케이블TV채널의 특정 시간대에 참여하는 방식 △특정 채널을 배정받아 스스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대별된다.

특정 시간대(public access program)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의 엑세스 텔레비전(access television)활동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BBC와 채널4 등 공중파 채널에 마련된 엑세스 프로그램 시간대에 시민들이 제작을 주도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이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엑세스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BBC의 ‘Video Diary’ 채널4의 ‘Free For All’, BBC2의 ‘Open Space’ 등이 꼽힌다.

시민단체 또는 수용자집단이 특정채널을 배정받아 직접 운용하는 것으로는 미국의 ‘Paper Tiger Television’(PTT)이 꼽힌다. 1981년 뉴욕을 거점으로 하는 비디오 활동가들이 결성한 시민제작자집단이 설립한 PTT는 초기에는 맨하턴의 케이블TV 채널을 통해 30분짜리 프로그램을 주 1회 방송하는데 그쳤으나 이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다시 비디오로 제작 공급하기도 했다.

이후 이같은 프로그램을 다시 통신위성을 활용하면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발전하기도 했다. 1986년 시행된 PTT의 통신위성 채널인 Deep Dish Television 첫 방송은 전 미국의 2백50개 케이블TV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미국의 Donald E Wildmon목사가 77년 설립한 단체인 AFA(American Family Association)는 산하에 24시간 방송하는 FM라디오채널(Wafr FM)을 갖고 기독교 관련선교방송을 하고 있기도 하다.

네덜란드·스웨덴 등 유럽 국가의 모델도 좋은 본보기로 꼽힌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공영방송인 NOS에 국가의 골간을 이루는 단체나 조직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는 경우다. 즉, NOS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종교조직과 좌우파 정치조직, 노동조합 조직 등이 이 장비와 시설을 이용해 직접 방송을 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시간은 조직이나 단체의 세력크기와 회비납부 실적에 따라 할당되고, 단체들이 공급하지 않는 뉴스나 스포츠 중계, 문화 프로그램 등은 NOS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스웨덴은 대표적인 ‘풀뿌리 민주주의형’ 미디어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스웨덴 공영방송인 ‘스웨덴 방송공사’(SBC)의 주식소유 형태부터 대의제 원칙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SBC의 주식은 대중단체가 60%, 신문사와 기업이 각각 20%씩 갖고 있다. 대중단체는 전 노동자의 90%이상이 가입돼있는 전국노동조합연맹과 종교·소비자 단체들로 이뤄져있다.

이같은 소유구조는 그대로 경영에 반영되고 있는데, SBC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경영위원회’는 의장을 포함하여 정부가 지명한 7명, 주주가 지명한 5명, 피고용인 측이 지명한 2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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