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목적
<미디어 오늘>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중앙 종합일간지와 TV에 대한 종합/부문별 평가’를 조사했다. 언론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언론학자들이 매긴 언론성적표’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미디어 오늘>이 이같은 작업을 시도한 이유는 한국언론이 시청률이나 증면이라는 상업적 물량경쟁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근거로 한 품질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 인식 때문이다. 또 언론학 전공 교수들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이들이 언론연구를 직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깊이있고 객관적인 평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조사방법
조사방법은 9개 중앙일간지와 TV 3사에 대해 정치, 경제, 문화, 국제, 사회 등 5개 부문으로 나눈 후 각 부문을 다시 영향력, 공정성, 정확성 차원으로 분류했다. 각 부문에 대한 평가 지수는 아주 높다 5점, 약간 높다 4점, 보통 3점, 약간 낮은 편이다 2점, 매우 낮다 1점으로 했다. 조사대상은 전국 대학 신문방송학과 교수 1백60명. 이중 해외 체류중이거나 학교 방침으로 외부 설문에 응하지 않은 곳 등을 제외한 1백40여명에 대해 설문지가 배포됐고 이중 64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공정·정확성은 평균치, 영향력만‘홀로 아리랑’

중앙일간지에 대한 종합평가에서는 동아일보가 전체평균 3.985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조선일보가 3.890으로 2위, 한겨레가 3.780으로 3위를 기록했다. 종합평가는 정치 경제 국제 등 5개 분야를 다시 영향력 공정성 정확성으로 나눠 평가한 후 이들 총점수를 평균한 것이다.

동아는 정치분야와 국제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한 밑거름이 됐다. 조선은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한겨레는 사회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선두그룹’에 올라섰다. 4위 이후의 순위는 중앙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세계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순으로 나타났다.

TV에 대한 평가에서는 KBS가 MBC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 KBS는 정치 경제 국제분야에서, MBC는 문화 사회분야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SBS는 모든 분야에서 가장 낮은 성적을 받았다. SBS가 아직 전국 네트워크를 갖지 못함에 따라 영향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하더라도 1위와 2위가 불과 0.022의 차이인데 비해 2위와 3위의 차이가 0.372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은 SBS의 분발을 요구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조선이 영향력에서 가장 앞섰으면서도 공정성 부문에서 5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조선이 공정성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KBS는 TV 3사 중 종합1위를 차지하면서 내용적으로도 공정성 면에서 MBC와 함께 공동선두를 차지함으로써 과거 불공정 방송의 상처를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서울신문은 공정성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같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관영 이미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분야

신문의 경우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 순으로 나타났다. 동아는 정치보도에 있어 영향력 공정성 2위, 정확성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경향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순으로 집계됐다. TV는 KBS, MBC, SBS 순으로 나타났다. KBS는 영향력에서는 MBC에 뒤졌지만 공정성과 정확성에서 앞서 이 분야 선두를 지켰다.

경제분야

신문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순으로 평가됐다. 조선은 이 분야 영향력과 정확성에서 가장 앞섰다. TV 보도에서는 KBS, MBC, SBS 순으로 나타났다. KBS는 공정성면에서는 MBC에 뒤졌지만 영향력 정확성에서는 수위로 나타났다.

문화분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순서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 중앙 동아가 최근 기울이고 있는 ‘독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기사개발’ 노력에 언론학 교수들이 좋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TV는 MBC, KBS, SBS 순으로 평가됐다. MBC는 영향력 공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분야

국제뉴스의 전체 순위는 동아 조선 중앙 한국 한겨레 순이었다. 이 분야의 정확성은 한국일보가 가장 앞선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영향력은 조선일보, 공정성은 한겨레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TV는 KBS, MBC, SBS 순서로 평가됐다. KBS는 이 부문에서 영향력, 공정성, 정확성 모두 1위로 나타났다.

사회분야

신문은 한겨레,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중앙일보 순이었으며 TV는 MBC가 수위를 기록했다. 보도 부문별 평가의 특징은 중앙 종합 일간지의 경우 1위부터 5위까지의 그룹과 6위부터 9위까지의 그룹이 뚜렷하게 구분됐다는 점이다.

정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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