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학계를 중심으로 언론현실과 이론의 벽을 낮춰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외국어대 국제커뮤니케이션 연구소(소장 김진홍)가 지난 94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언론관련 워크숍이 언론학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업언론인들과 언론학자들의 토론을 통해 한국적 언론관행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워크숍은 그간 취재 시스템, 언론윤리등 언론현안에 대해 현업언론인들과 언론학자들이 허심 탄회한 토론을 벌이고 이와 관련한 연구서를 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지금까지 진행된 워크숍은 모두 13회. 94년 6월 ‘언론보도와 여성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시작으로 ‘언론폭력과 개인의 명예’ ‘과학보도’ ‘국방보도’ ‘가십기사’ ‘언론의 성차별’ ‘취재관행’ 등을 토론 주제로 다루었다. 지난해 2월에는 7회까지의 토론 내용을 정리한 ‘언론의 자율적 감시제도 제도화를 위한 연구’라는 연구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워크숍에는 언론학자들과 현업언론인들은 말할 것 없고 현직 정부부처 공보관, 전직 장성, 여성운동가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 워크숍은 무엇보다 ‘현실성’을 중시한다. 일회적인 토론이나 피상적인 관찰, 이에 따른 ‘공허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단 ‘현실적인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언론학계가 제목소리는 내지 못한채 기껏해야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일각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한 탓이다. 따라서 워크숍 분위기는 ‘솔직’하다. 이 과정에서 워크숍 내용이 언론계 안팎의 적지 않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6월 27일 열린 11회 워크숍에서는 금창태 중앙일보 편집인이 ‘취재체계의 새로운 모색:중앙일보의 경우를 중심으로’란 발표를 통해 중앙일보 편집국 개편안을 공개해 학자들뿐 아니라 현역 언론인들의 발표문 구입 문의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 ‘취재와 명예훼손’ ‘언론의 취재윤리’ 등에 관한 워크숍은 국회와 지방, 일선 행정관서의 구입요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열린 ‘성범죄 기사 취재의 문제점 진단과 개선방안’ 워크숍도 언론들의 성범죄 보도가 문제로 등장한 시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평을 들었다. 이처럼 워크숍이 ‘성과’를 거두면서 1년 예정으로 워크숍을 지원할 계획이던 프레스센터는 내년에도 계속해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김진홍 소장(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언론에 대한 타율적 규제를 방지하기 위해선 자율적 규제가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그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자는게 애초의 목적이다. 서양이론이나 관습의 단순한 모방에서 벗어나 우리 언론의 토양에 눈을 돌리자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어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가 이같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김 소장(전 동아일보)을 비롯해 김정기(전 코리아 헤럴드) , 김우룡(전 MBC), 정진석(전 기자협회보) 교수 등 외대 신방과 교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역 언론인 출신이란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워크숍은 ‘언론의 자율적인 감시제도 제도화를 위한 연구’와 ‘언론 취재보도 관행의 개선을 위한 워크숍’이라는 두가지 큰 주제를 각각 7번씩 다룬후 올해말 지금까지 결과들을 정리하는 대규모 워크숍을 개최하고 일단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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