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프레시안 대표·정관용 이사, 진행자 대열서 탈락

KBS가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의 사실상 폐지를 포함한 가을개편안을 마련해 제작진과 PD들이 집단 거부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미디어포커스> 김경래 김영인 기자 등 6명의 제작진은 4일 <미디어포커스>를 거쳐간 기자들에게 연판장을 돌려 김민철 김용진 나신하 박상범 엄경철 용태영 기자 등 모두 24명으로부터 미디어포커스 폐지 및 타이틀 변경 반대에 동참하겠다는 서명과 글을 받았다.              

   
  ▲ KBS PD 30여 명은 3일 아침에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로비에서 출근하는 사원들을 향해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가을개편안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 공사 33기 기자 19명은 이날 성명을 내어 “쫓기듯 존폐를 결정해야 하는 속사정은 무엇인지, 구성원의 당연한 물음엔 입을 닫은 채 밀실에서 결정하는 KBS가 우리는 참으로 부끄럽다”며 “폐지 반대투쟁에 나선 제작진의 결정을 전폭 지지하고, 허락하는 한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은 함께 폐지 위기를 맞은 <생방송 시사투나잇> 제작진과 향후 투쟁을 위해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5일 아침 8시부터는 폐지반대 출근길·점심 팻말시위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날에도 성명을 내어 정치적으로 진행되는 개편작업에 일체 동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사투나잇> 제작진도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에 항의하고, 부당한 정치적 폐지안을 철회할 것을 사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작진은 2명씩 조를 짜 4일 오전부터 TV제작본부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에 나섰다. 앞서 KBS PD협회는 지난 3일 총회를 열어 회사가 제시한 가을 개편안 관련 인사 희망원 제출을 거부하기로 결의했고, KBS 시사다큐교양 PD 일동과 드라마·예능 PD 29명은 성명을 내어 이번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이사회에 보고한 개편안 최종 확정작업을 진행중인 KBS는 프레시안 출신 진행자를 잇달아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1라디오에서 오후 2시에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를 진행해온 박인규 프레시안 사장에게 교체를 통보했다고 제작진이 밝혔다. 박 사장의 후임 진행자로 유애리 아나운서가 내정돼 프로그램 명도 <유애리의 집중인터뷰>로 바뀐다. 또  (라디오) <생방송 심야토론>(TV) 진행자인 정관용 경희대 겸임교수(언론정보학부·프레시안 이사)에 대해서도 개편 보고 이틀 전에 교체사실을 통보했다.

<집중인터뷰> 제작진 관계자는 “프레시안 출신이 탈락돼 내부에서 우려가 많이 있었으나 3년 반 동안 진행하는 등 오래됐기도 해서 바꾸기로 했다”며 “박 사장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가수 윤도현씨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개그맨 김구라씨, 프리랜서 손범수씨 등도 프로그램 진행자 대열에서 탈락했다. KBS 메인뉴스인 <뉴스9> 평일 앵커 홍기섭 기자, 김경란 아나운서도 교체된다.
한편, TV개편과 관련해 수요일 밤 방영됐던 <좋은나라 운동본부>가 폐지되는 대신 <국민소통 버라이어티 뉴스왕>이, 종영된 주말 대하드라마 후속편의 내년 방영 계획에 따라 이라는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가벼운 시사성 프로그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2TV의 밤 8시대 일일드라마가 폐지되는 대신 <저녁뉴스타임>이 확대 배치되며, <아시아투데이> <특파원 현장 보고> 등은 해외취재비 절감을 위해 폐지된다. 단박인터뷰도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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