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 포커스> 시간대 및 타이틀 변경에 대해서도 내부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는 지난 30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미디어 포커스>를 <미디어 비평>으로 교체하는 것과 관련해 "시간대와 타이틀이 바뀌는 것은 곧 프로그램의 폐지"라며 "제작진은 사측 누구로부터도 왜 <미디어 포커스>라는 이름을 버려야 하는 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KBS '시사투나잇' 제작진을 비롯한 PD 30여명이 30일 정오 무렵 서울 여의도 KBS 신관로비에서 프로그램폐지방침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 기자협회는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미디어 포커스>라는 이름을 버리는 것은 '<미디어 포커스> 폐지'를 줄곧 부르짖어 온 일부 언론과 정치집단에 대한 '보여주기(Showing)'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비평 프로그램의 날카로운 칼날을 무디게 만들어 유명무실한 연성 프로그램으로 재편하려는 상층부의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는 "앞으로 <미디어포커스>의 정당한 자율성과 독립성, 그리고 건강한 비판의식을 무력화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기자협회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KBS 기자협회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미디어 포커스> 폐지, 누구를 위한 폐지인가

결국 <미디어 포커스>가 폐지됐다.

지난 29일 이사회에 보고된 개편안에 따르면 금요일 밤 <미디어 비평>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편성될 예정이다. 한 달 전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은 이미 밝혔다. 시간대와 타이틀이 바뀌는 것은 곧 프로그램의 폐지다. 제작진의 일방적 판단이 아니라 방송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인 잣대에서도 그렇다.

이번 폐지 과정에 제작진은 사측 누구로부터도 왜 <미디어 포커스>라는 이름을 버려야 하는 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 

제작진의 의견을 수렴하는 요식 행위를 거쳤다고 하지만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도대체 왜 <미디어 포커스>라는 이름을 없애지 못해서 안달인가.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미디어 포커스>라는 이름을 버리는 것은 ‘<미디어 포커스> 폐지’를 줄곧 부르짖어 온 일부 언론과 정치집단에 대한 '보여주기(Showing)'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내 유일의 매체 비평 프로그램 5년의 역사를 일부 세력의 정파적인 주장에 ‘화답’하기 위해 버리겠다는 것인가.

기자협회는 이번 개편안이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일부 언론이 새 프로그램에 대해서 지금과 같이 근거없는 물어뜯기를 계속한다면 사측은 또 다시 비평 프로그램의 내용은 물론 그 존폐에까지 손을 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비평 프로그램의 날카로운 칼날을 무디게 만들어 유명무실한 연성 프로그램으로 재편하려는 상층부의 시도가 지속될 것이다.

이미 일부 언론에는 새 미디어비평 프로그램과 관련해“메이저 신문 3사 비판에 집중됐던 방송 내용도 개선하고 포맷도 바꿀 예정”이라며 “내년 봄 개편에는 아예 존속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정체 모를 사측 관계자의 구상도 흘러 나왔다.

기자협회는 이번 개편안을 납득할 수 없다.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이해할 수 근거를 가지고 개편안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또한 앞으로 <미디어 포커스>의 정당한 자율성과 독립성, 그리고 건강한  비판의식을 무력화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기자협회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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