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의 폐지없이 이름만 바꾼다는 것은 기만적인 술책이다. 정치적 외압에 의한 프로그램 폐지는 결코 안된다."(우현경 <생방송 시사투나잇> PD)
"우리보고 편향됐다고 하는데 이번 개편안 결정이야말로 편향된 결정이다."(강희중 <생방송 시사투나잇> 앵커)

KBS의 <생방송 시사투나잇> 명칭 변경 등이 포함된 가을개편안에 대해 KBS PD 30여 명이 30일 오후 "명칭을 바꾼 것은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와 다름없다"며 개편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팻말시위를 벌였다.

KBS PD 30여명 "시사투나잇 사실상 폐지…개편안 철회하라" 팻말시위

   
  ▲ KBS '시사투나잇'  제작진을 비롯한 PD 30여명이 30일 정오 무렵 서울 여의도 KBS 신관로비에서 프로그램폐지방침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PD들이 구내식당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신관 8층 최종을 편성본부장실과 2층 로비, 1층 식당, 본관 2층 로비, 지하 식당 등을 돌며 "권력간섭 허락하는 KBS 부끄럽다" "밀실개편 중단하고 폐지사유 공개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팻말을 통해서도 "폐지라고 써놓고 존치로 읽으라고?" "편향편향 하더니만 편향개편 웬말이냐" "개편도 표적이냐 시투(시사투나잇)폐지 웬말이냐" "대통령이 불편하면 누구라도 폐지대상" "폐지와 존치 사이 정치가 있다" "뒤통수 치는 폐지결정 제작진은 어이상실" "편성은 청와대가 구조조정은 한나라당이" 등의 구호를 내걸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BS PD협회 관계자는 "정치적 이유로 폐지되는 게 분명해졌다"며 "그렇지 않으면 멀쩡한 타이틀을 바꿀 이유가 없다. 프로그램 내용의 문제도 아니고 사유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타이틀, 내용, 형식 모두 바꾼다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외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사투나잇> 진행을 맡고 있는 강희중 PD는 "아직까지 프로그램 타이틀이 바뀐 이유를 통보받지 못했다. 물어봤지만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시사투나잇이라는 이름으로 5년 간 시청자와 교감했는데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사실상의 폐지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강희중 앵커가 피켓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에서 ‘숙경미Q’ 코너를 담당하는 세 명의 PD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오른쪽부터 김명숙, 우현경, 안상미PD) 이치열 기자 truth710@  
 
제작진 "프로그램 폐지없이 이름만 바꾼다는 건 기만적…정치적 외압 의한 폐지 막을 것"

우현경 PD도 "폐지되지 않고 이름만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기만적 술책"이라며 "정치적 외압에 의한 프로그램 폐지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 PD는 "개편 결정과정도 문제"라며 "제목을 바꾼다는 말을 제작진도 어제(29일) 이사회가 끝나서야 알게됐다. 그동안 '정치적 외압에 의한 폐지는 안 된다'고 해왔는데 막판에 폭탄맞은 셈"이라고 성토했다.

우 PD는 "이병순 사장은 취임사부터 문제있는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했고, 국감장에서는 한나라당이 우리 프로그램을 문제삼았다. 정상적 개편 맥락에 의한 개편이 아니라 '오리무중'으로 일관하다 막판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개편 결정을 한 것은 사측에도 명분이 없다. 정치적 결정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병권 PD도 "시투가 살아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부당한 결정을 되돌릴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팻말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시사투나잇은 계속 되어야 한다. 시사투나잇 제작진들이 맞춰 입은 상의 뒷면에 '생방송 시사투나잇' must go on 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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