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회장 김인규)가 지난 21일 방송·통신 6사 사장단을 불러모아 IPTV 지상파 방송 실시간 재전송 협상타결을 발표한 데 대해 강압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확인감사 보도자료에서 "가격 협상도 안 된 것을 가지고 재전송 협상 타결이라고 국민 앞에 공표 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KT가 IPTV용 콘텐츠 제작비용을 지원하는 펀드도 구체적인 방안이 없고 SK브로드밴드 조신 사장과 LG데이콤 박종응 사장도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만 언급했다"며 "만약 3개월 뒤 콘텐츠 가격 협상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가입자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따졌다.

   
  ▲ IPTV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방송·통신 6사 사장단을 불러모았다.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융합산업 발전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국 MBC 기획이사,하금렬 SBS 사장, 이병순 KBS 사장, 최시중 방통위원장,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윤종록 KT 부사장,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박종응 LG데이콤 사장(왼쪽부터). ⓒ방송통신위원회  
 
김 의원은 또한 "방통위가 위력으로 통신업계와 방송업계를 끌고 나와 중점사안 협상이 진행도 안됐는데 타결된 양 발표하고 협상을 강요하려고 이런 자리를 만든 것 아닌가"라며 "방통위는 서면답변에서 핸드폰과 PC를 동시에 이용하는 것처럼 케이블TV와 IPTV를 동시에 이용토록 노력하겠다고 한 것도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답변"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검찰 수사 중인 KT는 목줄이 조이고 있어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KBS 이병순 사장도 그냥 주어진 합의 조건을 따른 것이라면 배임혐의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방통위가 IPTV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강압적으로 쥐락펴락 하는지 향후 협상과정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IPTV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방통위는 사업자 자율협상을 강조해 왔으나 협상이 길어지자 지난 21일 KBS 이병순 사장, MBC 김종국 이사, SBS 하금열 사장, KT 윤종록 부사장, SK브로드밴드 조신 사장, LG데이콤 박종응 사장 등을 불러모아 '방송통신융합산업 발전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인규 협회장은 KT가 KBS·SBS와 '선 전송, 후 정산' 형식으로 실시간 재전송에 관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으나, 석 달 뒤로 미룬 가입자당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인기채널인 YTN이 최근 IPTV콘텐츠공급사업자 신청을 철회한 뒤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MBC 쪽은 '제 값을 받아야 팔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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