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브로드밴드·LG데이콤 등 IPTV제공사업자들이 지상파 방송 쪽과 실시간 재전송협상을 아직 타결 짓지 못한 가운데 YTN이 IPTV콘텐츠공급사업자 신청을 철회했다. IPTV제공사업자들은 콘텐츠 동등접근을 강조하고 있으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쪽의 눈치를 보고 있다. 그나마 KT가 최근 KBS, SBS와 ‘선 송출, 후 계약' 조건으로 실시간 재전송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MBC 쪽은 ‘제 값을 받아야 팔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YTN이 최근 IPTV콘텐츠공급사업자 신청을 철회한 것은 SO-PP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IPTV관련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 이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시간 뉴스를 상징하는 채널번호 ‘24번’을 꿰차고 들어가려는 mbn의 물밑 행보도 부담이었다. 궁극적으로는 IPTV와 경쟁관계에 있는 SO 쪽에 굳이 나서서 밉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YTN 쪽은 일단 IPTV 시장에서 발을 뺐지만, 추후 상황이 되면 다시 IPTV콘텐츠공급사업자로 나설 계획이다.

   
  ▲ IPTV제공사업자인 KT가 최근 KBS, SBS와 '선 송출, 후 계약' 조건으로 실시간 재전송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MBC 쪽은 '제 값을 받아야 팔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YTN은 IPTV콘텐츠공급사업자 신청을 철회했다. ⓒKT  
 
IPTV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방통위는 사업자 자율협상을 강조해 왔으나 협상이 길어지자 급기야 21일 방송·통신 6사 사장단을 불러모았다.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융합산업 발전 간담회’에는 KBS 이병순 사장, MBC 김종국 이사, SBS 하금열 사장, KT 윤종록 부사장, SK브로드밴드 조신 사장, LG데이콤 박종응 사장이 참석했다. 엄기영 MBC 사장은 MBC가 주관하는 세계여성포럼 참석 차 간담회에 오지 못했고, 검찰 수사 대상인 남중수 KT 사장도 불참했다.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방통위 쪽은 “지상파방송사업자의 IPTV 참여가 원활히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지상파재전송 등 주요 현안들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해소될 것”이라며 “주요 PP의 참여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법과 제도가 아닌 위원장-사장단 간담회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통위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 IPTV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방송·통신 6사 사장단을 불러모았다.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융합산업 발전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국 MBC 기획이사,하금렬 SBS 사장, 이병순 KBS 사장, 최시중 방통위원장,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윤종록 KT 부사장,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박종응 LG데이콤 사장(왼쪽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지난 20일 IPTV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KT는 11월 상용화를,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시장 조기안착을 위해서는 MBC와 YTN 등 인기 콘텐츠가 필요하다.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와 TU미디어(위성DMB)는 개국 초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해 뉴미디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한편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와 IPTV 재송신 여부를 연계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21일 성명에서 "방통위원회는 IPTV에 지상파가 재송신 될 것이라는 헛꿈을 버리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합의했더라도 언론노조의 동의 없이는 단 한 프레임의 화면이라도 IPTV로 재송신 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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