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고흥길)가 9일 오전 인터넷 생중계 문제로 1시간30분 가까이 공방을 벌이다 오전 11시30분께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고 위원장은 야당 위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도 응할 이유가 없다며 오마이뉴스의 인터넷 생중계를 거부했다.

그러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선서와 인사말로 시작된 국감은 다시 서울 세종로 방통위 청사 15층 국감장 앞에 배치된 경찰병력을 문제삼는 민주당 위원들의 반발로 파행이 거듭되다 결국 정회됐다. 민주당 서갑원 위원은 최 위원장 인사말 직후 "국감장에 전경 4명이 배치돼 있다. 국회 수석전문위원에게 고 위원장이 지시했느냐고 물으니 방통위원장이 요청했다고 한다"며 "KBS 사장 선임하는 이사회도 전경 감시 속에 이뤄졌는데 경찰을 동원해서 국정감사를 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 이 사태에 대해 위원장이 해명하고 책임져 달라"고 말했다.

   
  ▲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근처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는 모습. 이날 일부 경찰이 국정감사장에도 배치돼 논란이 됐다. 김수정 기자 rubisujung@  
 
이에 대해 고흥길 위원장은 "외부에서 국정감사를 하고 있고 그런 사태가 재발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노조들의 항의 시위가 있을 것 같다는 예상도 있었다"며 "제가 국회 경위과에 요청해서 국감 끝날 때까지 제 주위에 경위들은 배치되어 있으나 다른 경찰 병력은 제가 전달 받은 게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시중 위원장은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침 일찍부터 YTN 노조원 수 십 명이 와있어 종로 경찰서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해 몇 사람의 요원들이 나온 것 같다"며 "우리가 공식으로 요청한 바 없으며 국회 경비과에서 요청해 철수했다"고 해명했다.

고 위원장과 최 위원장 모두 경찰병력을 공식 요청한 바가 없다고 밝혔으나, 민주당 위원들은 "일개 경찰서장이 국감장에 배치했겠느냐. 두 위원장이 짜고 치고 있다"고 항의하고 나서 고 위원장은 오전 11시40분께 정회를 선포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YTN) 노조원 2, 3명이 15층 국감장으로 올라가려고 해서 국감장 앞에 대비차원에서 잠시 전경들이 있었던 것"이라며 "요청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방통위는 선진한국으로 나아가는 데,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대기업 진입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과 인터넷 역기능 해소 등으로 선진화 정착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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