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을 KBS 편성본부장이 25일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시사기획 쌈> 등 폐지 또는 채널·시간대·명칭·성격 변경 논의와 관련해 "PD협회와 같은 임의단체가 요구한다고 그것으로 논의하는 것은 통상적인 논의방식과 맞지 않다"고 밝혀 그동안 기자·PD들을 대변한 기자협회와 PD협회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종을 "PD협회 같은 임의단체와 논의하는 것 맞지않아…PD들과 공개논의 전례없어"

최 본부장은 이날 낮 12시 '9·17 보복인사 철회' '<생방송 시사투나잇> 등 폐지를 위한 일방적 밀실논의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KBS 신관 7층 편성본부장 앞에서 팻말시위를 벌이던 PD들을 지나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이 25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7층 편성본부장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KBS PD 30여명을 지나치고 있다. ⓒPD저널 원성윤 기자  
 
최 본부장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뒤 '일선 PD들과 개편에 대해 논의하겠느냐'는 질문에 "제작진과 논의할 것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으나 'PD들이 공개된 토론자리에서 함께 논의하겠냐'는 질문에는 "여지껏 편성 문제로 PD들과 공개된 토론자리에서 논의한 적은 과거에도 없다. 제작진과 논의하면 된다"고 밝혔다.

'아침엔 제작진 외의 PD들과도 논의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고 묻자 최 본부장은 "PD협회 같은 임의단체가 요구한다고 그것을 갖고 논의하는 것은 통상적인 논의절차와 맞지도 않다"며 현재 제작진과 의견수렴 중이며 다양한 논의와 토론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과 논의하면 돼…현재 초기 논의단계, 내일 편성안 안 나와"

'<시사투나잇> 등이 편향적이었다'는 안팎의 일부 주장에 대해 최 본부장은 즉답을 피하면서 "아직 논의과정이며 여러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초기 논의단계"라고만 했다. 사내 일각에서 전망하고 있는 '26일께 편성안이 나온다'는 예상에 대해 최 본부장은 "그렇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7층 본부장실로 모여든 KBS PD 30여 명은 "보복인사 제자리로, 시투(시사투나잇) 폐지안 쓰레기통으로" "월화드라마 폐지논의 경쟁력 다죽는다" "드라마가 찬밥이면 KBS 미래없다" "사장 본부장 안 했으면 귀신이 인사했나" "밀실개편 코드개편 온몸으로 거부한다"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 ⓒPD저널 원성윤 기자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예상했던 바"라며 "결국 제작진과 요식절차를 거쳐 (시사투나잇을)없애겠다는 것이고, 협회 뿐 아니라 다수의 PD 의견조차 듣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덕재 PD협회장 "요식절차로 <시사투나잇> 폐지하겠다는 뜻…지금 개편이 통상적 개편?"

김 회장은 "시사투나잇 폐지 문제가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 없애는 문제인가"라며 "그렇다면 지금 진행되는 개편이 통상적인 개편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내일까지 피켓시위를 벌인 뒤 상황을 봐서 농성으로 단계를 높일지 여부를 검토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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