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생방송 시사투나잇> 폐지 움직임에 대해 제작진이 22일 "허탈감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부당한 압력으로 폐지논의가 이어진다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이날 저녁 6시40분께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KBS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프로그램 폐지 움직임에 대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그동안 <시사투나잇>을 둘러싼 소문들이 속속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도 언론인으로서의 상식과 양심에 기반해 저널리즘의 본령을 실천하고자 했던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최근의 사태에 대해 허탈감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홈페이지.  
 

<시사투나잇> 제작진 "최근 폐지 움직임, 허탈감 분노…제작진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

제작진은 "우리는 그간 <시사투나잇>이 특정 세력과 일부 보수언론에게 '불편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파헤치는 데 앞장서왔던 <시사투나잇>은 그들에겐 언제나 불편한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경영진 누가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원하고 어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지 해명이나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시사투나잇>은 어떤 기준으로 폐지 대상에 올랐는가? 시청률 때문인가, 아니면 광고 판매율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 때문인가?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의 구체적 근거는 무엇인가? KBS의 프로그램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뉴라이트 진영이 폐지하라고 하면 폐지되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제작진은 또 최근의 <시사투나잇> 폐지 논의과정에 대해 "철저히 제작진 의견은 배제되고 있으며, 의견수렴절차 과정도 생략된 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밀어 붙여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그 정치적 배경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원칙 절차 무시한 채 부당한 압력으로 폐지 이어지면 어떤 위험 감수하고 맞서 싸울 것"

제작진은 "그동안 어떤 외압과 간섭에도 진실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시사투나잇>제작진은 작금의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며 "원칙도 절차도 무시한 채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프로그램 폐지 논의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천명했다.

앞서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은 지난 19일 국회 문방위에 출석해 <시사투나잇>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수준이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밝혀 사실상 폐지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인한 바 있다.

22일 KBS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편성기획팀에서 마련중인 '2008 가을 개편안'에서 <생방송 시사투나잇>을 폐지하는 대신 데일리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미디어포커스>를 폐지하는 대신 일요일 오전에 새로운 포맷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행동 "시사 보도프로 폐지는 공정성 중립성 논란의 도화선 될 것"

또 KBS 2TV의 <뉴스타임>도 시간대를 현재의 저녁 6시에서 8시로 옮겨 과거 8시뉴스를 부활하고, 월화 미니시리즈(드라마)를 폐지하는 대신 <시사기획 쌈> 또는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을 해당 시간대인 밤 10시대로 이동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이날 발행한 특보에서 "이대로 확정된다면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은 물론이요, 2TV 경쟁력 약화와 광고수익 악화에 따른 적자구조 심화로 최악의 위기상황이  KBS에 휘몰아치게 될 것"이라며 "시사 보도프로그램의 폐지는 방송의 공정성 및 중립성 논란의 종지부가 아니라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날 <시사투나잇> 제작진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시사투나잇> 존폐논란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

1.
 “<시사투나잇>을 폐지하고 <시사토크>를 신설하는 것을 하나의 안으로 가지고 있다.”
지난 19일, 최종을 편성본부장이 국회 문방위 KBS 결산보고장에서 밝힌 내용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그동안 <시사투나잇>을 둘러싼 소문들이 속속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도 언론인으로서의 상식과 양심에 기반해 저널리즘의 본령을 실천하고자 했던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최근의 사태에 대해 허탈감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
우리는 그간 <시사투나잇>이 특정 세력과 일부 보수언론에게 ‘불편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 감추고 싶었던 진실을 파헤치는데 앞장서왔던 <시사투나잇>은 그들에겐 언제나 불편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병순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시사한 것과, 방송의 날 행사장에서 권혁부 이사가 <시사투나잇> 폐지를 권고 했다는 보도를 주목해 왔다. 그러나 경영진은 누가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원하는지, 또 어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지에 대한 해명도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사장과 이사회에 묻는다.

<시사투나잇>은 어떤 기준으로 폐지 대상에 올랐는가? 
시청률 때문인가, 아니면 광고 판매율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 때문인가?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편향성과 정파성’의 구체적 근거는 무엇인가?
KBS의 프로그램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뉴라이트 진영이 폐지하라고 하면 폐지되어야 하는 것인가?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고려한다면 먼저 그 기준과 이유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

3.
통상 개편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는 해당 제작진과 긴밀한 협조하에 이루어져 왔으며, 편성의 담당 장르매니저와 소속 팀장은 의사결정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이들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으며, 제작진의 의견수렴절차 과정도 생략된 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밀어 붙여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그 정치적 배경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어떤 외압과 간섭에도 진실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시사투나잇>제작진은 작금의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원칙도 절차도 무시한 채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프로그램 폐지 논의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8. 9.22. <시사투나잇> 제작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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