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일부 시사 프로그램 폐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보복인사 논란을 부인하던 KBS가 이사회 방해 이유를 들어 '사원행동' 에 대한 내부 감사도 시작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고흥길) 업무현황보고에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일부 언론 보도 내용을 들며 "<시사투나잇> 폐지가 KBS 가을개편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KBS 편성본부장 "아이디어 수준에서 논의, 결정된 바 없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아이디어 수준에서 논의됐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오늘 오후 일부 언론에 <시사투나잇>을 <시사토크>(가제)로 바꾸고 연성화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병순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언급했던 논란이 되는 프로그램의 폐지 대상에 <시사투나잇>이 올라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은 "자세한 얘기는 여기에서 말할 수 없다"며 "아이디어 수준에서 논의 됐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한 "<미디어포커스> 또한 시간대를 옮기고 프로그램 내용 변경 등에 대해 제작진에게 의견을 물은 적이 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고, 편성본부장은 "개편 프로세스를 여기서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그건 답변하기 어렵다"고 재차 말했다.

   
  ▲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한 KBS 이병순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에 대해 이병순 사장은 "아직 저에게까지도 보고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그러나 그제(17일) 평직원 인사를 끝으로 인사 수순을 마감하고 이제 가을 프로그램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이미 이 사장이 취임할 때 프로그램 폐지를 시사했고, 보도본부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이념 편향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발언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느냐"며 "이는 편성권 침해의 원인제공을 KBS 신임 경영진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KBS 업무현황보고 및 결산을 위한 문방위 회의에서는 KBS '보복인사' 논란과 맞물려 프로그램 폐지 등 편성권 침해의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취임사에서 일부 프로그램의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 라고 했는데 사장이 생각하는 대외적 비판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병순 사장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전제하거나 암시한 일은 없다. 다만 선언적 의미로 시청자, 국민으로부터 공정성 시비를 제기 받는 프로가 있다면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라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복인사' 부인하던 KBS, '사원행동' 감사 실시

한편 이날 '보복인사' 논란과 편성권 침해 의혹을 전면 부인한 KBS가 '사원행동'에 대해서는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사원행동 등 이번 사장 선임과 관련해 행동한 사람들에 대해 특별감사 계획을 갖고 있나"고 묻자, 변형일 KBS 감사는 "지난 8월 이사회 회의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사원행동을 감사해 달라는 이사회의 요청이 있었고, 인력 등 여력이 없어 미루다 최근 감사팀을 구성해 감사를 실시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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