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장이 취임할 경우 으레 따르기 마련인 임원 및 경영진 개편이 MBC 이득렬 사장 취임 이후 2주가 넘도록 시행되지 않고 있어 MBC안팍의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이 사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 7월 22일. 벌써 취임한 지 2주가 넘어서고 있지만 그간 단행한 인사는 지난 7월 말 4명의 임원에 관한 것이 전부다.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따를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장이 현재의 체제에 만족하기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현 체제는 일단 강성구 전 사장의 유산이다. 함께 ‘사장 후보 군’으로 올랐던 사람이 짜놓은 편제인지
라 ‘몸에 맞지 않는 옷’일수도 있다.

경영진 개편은 노조 또한 바라는 바다. 사람을 바꾸지 않고는 MBC 바꾸기가 이뤄질 수 없다며 현 이사진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이 사장으로서는 인사 단행의 명분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장의 경영진 개편은 단행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올림픽 직후 교체설’에서 방문진의 ‘제동설’, 이사진들의 ‘버티기 작전설’ 등이 그것이다.
‘올림픽 직후 교체설’은 어차피 할 인사 개편이라면 되도록 빨리 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다. ‘입성의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경영진 개편을 전격 단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양새지만 회사의 역량이 올림픽 중계 방송에 집중된 상태에서 이를 지휘·집행하고 있는 현 간부들의 인사를 단행할 수 없었다는 판단도 뒷받침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입성의 가속도가 아직 소진되지 않은 최단시간’이 올림픽 직후며, 이 때 쯤 이 사장의 본격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방문진의 ‘제동설’은 이 사장 단독으로 경영진 개편을 단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방문진의 한 관계자도 “이사진 개편은 이득렬 사장과 김희집 이사장의 협의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방문진이 제동을 걸고 있다면 그 이유는 현 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방문진이나 이 사장이나 모두가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방문진이 지난 3월 자신들이 승인해 선임된 이사들을 불과 몇 달 만에 사퇴시킬 수 없다는 ‘원죄’ 때문이다. 방문진이 이 사장을 선임하면서 ‘보복 인사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운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현 이사진들의 ‘버티기 작전’이란 분석도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고있다. 최고 경영자가 바뀌면 전임 경영진들은 먼저 사표를 제출해 재신임을 묻는 것이 관행임에도 현 이사진들은 전혀 그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일부 이사들이 “현체제 그대로 간다”는 이야기를 사내에 흘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어쨌든 MBC의 오늘은 이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복잡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이 사장이 어떤 묘책을 마련할지 MBC 안팎의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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