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국회 문체공위 위원 가운데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무소속의 권정달의원이다. 권의원은 80년 보안사 정보처장으로 언론대책반을 구성, 언론인 해직과 언론통폐합을 주도한 이른바 ‘K공작’ 주모자로 ‘역사 바로세우기’가 한창인 지금 다시 언론과 ‘인연’을 맺게 됐다.

권의원은 80년 청와대 정무 비서관으로 입각, 세차례에 걸쳐 전두환대통령에게 언론통폐합을 건의하고 자신의 휘하에 있던 언론대책반장 이상재씨를 통해 언론인 해직을 주도했다.

이번 권의원의 문체공위 배정은 비교섭단체 소속의 경우 신청자 중 국회의장이 다선을 우선해 배정한다는 원칙에 따라 민주당 김홍신의원을 제치고 이뤄진 것이다. 이와 관련 김의원은 “언론학살의 주역이 언론정책을 다루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수한 의장에게 재조정을 요구했다.

또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도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의원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15대 문체공위 위원 가운데 언론인 출신은 신한국당 이웅희, 강용식, 이경재, 임진출의원, 국민회의 정동채의원. 신한국당의 이웅희의원은 80년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다 신군부가 등장하면서 언론계를 떠나 청와대 공보수석 비서관으로 전두환 정권에 참여했다. 그후 이의원은 MBC 사장, 프레스센터 이사장, 문공부 장관 등 언론과 관련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강의원은 80년부터 85년까지 KBS 보도국장 및 본부장을 맡았다. 이 때 ‘땡전 뉴스’로 이름 붙여진 편파보도를 만들어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후 제12대 때 민정당 전국구로 정계에 진출하고 88년부터 90년까지 문공부 및 공보처 차관을 역임했다.

이경재 의원은 81년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를 거쳐 84년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 언론계에 복귀했다. 그 후 92년 민자당 김영삼 총재의 공보담당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의원은 김영삼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공보수석 비서관과 공보처 차관을 역임했다.

민자당 지구당 위원장을 맡기 전까지 이의원은 공보처 차관을 역임하며 지난 해 폐기됐던 통합방송법안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국민회의 정동채의원은 합동통신 기자로 재직하다 80년 해직됐으며 김대중총재 공보비서관을 역임하고 93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으로 언론계에 복귀했다. 그후 다시 김총재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제15대 국회에 입성했다. 신한국당 임진출의원은 국제신문 기자, TBC PD 경력을 갖고 있으며 신영균의원은 SBS프로덕션 사장 및 회장을 역임했다.

비언론인 출신으론 신한국당 박종웅의원과 국민회의 신기남의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의원은 14대 때 문체공위에 참여하면서 여당 인사로서는 드물게 의욕적인 정책입안과 소신있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었다. 신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TV출연 외에 언론계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었으나 93년부터 94년까지 2년동안 영국 런던대에서 언론법을 연구한 경험이 있다.

위원장을 맡은 신한국당 이세기의원은 주로 외무통일 분야에서 활약했으며 문체공위엔 처음 배정됐다. 그밖에 문체공위 위원으로 △정치학교수 출신의 국민회의 길승흠 △내무관료 출신의 신한국당 김기재 △당료 출신의 신한국당 윤원중, 국민회의 최재승, 이병희 △재계 출신의 신한국당 지대섭, 이정무의원등이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