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25일 청와대의 KBS 사장 선임 개입 논란과 관련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정면 대응을 하고 나섰다. 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등에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정치 공세"라고 응수했다. 이어 KBS 2, MBC 민영화 방침도 공개적으로 밝혀 언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KBS 정상화를 위한 모임을 방송장악 모임으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며 "(KBS 사장으로) 바른 사람을 천거하기 위해 대통령의 참모진과 다른 사람들이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KBS 모임을 "바른 사람을 천거하기 위해서 대통령 참모진이 또는 그 관계인사들이 모여서 바른 인사를 천거하기 위해 모인 모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방송장악 모임으로 모는 것 옳지 않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또 "이 문제의 본질은 KBS 사장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이상 참모들이 직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사전에 누가 적격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청와대 참모들은 KBS 사장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누가 적격인사인지 추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홍준표 원내대표는 참여정부를 '좌파 정권'이라며 "지난 좌파정권 5년 동안 KBS 사장의 중요성을 많이 겪었다. 좌파 인사가 (사장이) 돼서, 방송전문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때 어떻게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똑똑히 봤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공성진 최고위원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KBS 모임을 두둔하고 나섰다. 전날 박순자 최고위원은 청와대와 KBS 관계자의 대책회의와 관련해 "가까운 사람들이 모임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성진 "도덕적·법리적으로 큰 문제 될 것 없지 않은가"

   
  ▲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공성진 의원 홈페이지  
 
공성진 최고위원 이날 방송에서 "사실 대통령이 KBS 사장 임명권자 아닌가. 대통령 참모들이 판단을 잘 할수 있게끔 면접도 하고 의견 개진도 하고 정보 공유도 하는 것이 순서"라며 "이런 회동이 전혀 도덕적으로나 혹은 법리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오히려 그는 "(대통령의 KBS 사장 선임을) 도와주기 위해서 참모들이 일을 하는 것이 왜 숨겨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대통령 보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 공유를 해야 하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공 최고위원은 최시중 방통위원장 및 이동관 대변인 등에 대한 야당의 사퇴 촉구에 대해선 "정체 공세"라며 "야당의 입장을 과거 10년간 여당이었을 때 방송 사장을 어떻게 임명했는지 자성해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공성진, MBC 주주인 정수장학회 '손질' 예고

특히 공성진 최고위원은 KBS 2, MBC 민영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MBC는)무늬만 공영방송"이라며 "공영방송 틀을 써서 21세기형 콘텐츠 진입을 막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차제에 이것도 국민주를 모집한다든가 해서 민영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이 필요한지 묻자 그는 "예.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MBC 민영화의 첫 단계로 MBC 최대주주인 정수장학회의 '손질'도 예고됐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그렇지 않아도 특정 자본에 의한 편파적 운영을 우려하니까 그것을 위한 첫 단계로 공익성을 위한 재단이 새로 태어나고 포스코처럼 국민주를 모집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최고위원은 또 KBS 2 민영화 주장에 대해서도 "(KBS는)어떤 의미에선 독과점 체제인데 군사독재의 유산이다. 21세기형 방송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그와 같은 분리대응이 필요하다"며 "1채널을 공영으로 하고 2채널을 민영으로 해서 시장에 맡기는 것"을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청와대의 KBS 사장 선임 개입 논란 관련, 국정조사로 응수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라리 잘못된 짓을 하다가 발각이 나면 사과하고 솔직하게 고백하는게 옳다. 저는 그것을 믿을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법을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가는 것을 그냥 두면 안 된다. 이 상황에 대해서 정말 청와대나 방통 위원회든 관계자들이 사과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국정 조사를 통해서 상황을 밝혀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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