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LEFT’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외국에선 정보의 사회적 공유를 지향하는 정보민주화 운동의 한 영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명이나 저작이 개인영역에서 사장되는 것을 막고 사회적 공개를 장려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지적소유권’이 오히려 정보의 물길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운동이다.

현재 정보 생산의 대부분은 기업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생산물에 대한 소유권은 기업에 귀속되고 이들 기업의 정보독점은 ‘지적재산권’이라는 형태로 보호되고 있다. 현재 지적소유권의 대부분은 다국적 기업이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국가 단위로는 미국이 제일 많다.

‘COPYLEFT’는 지적소유권이 본래 목적과는 반대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고 있는데 대한 저항이다. 이 ‘COPYLEFT’ 운동은 최후의 해커이자 영원한 해커로 기억되는 리처드 스톨멘이 정부와 기업등 소수의 ‘정보독점’에 대항하기 위해 창안한 것이다. 그는 EMACS 에디터라는 유명한 프로그램을 만든 프로그래머이자 정보의 공유와 자유롭고 평등한 접근을 지향하는 해커의 윤리에 가장 충실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적소유권에 대응하는 정보와 프로그램에 대한 새로운 소유권 개념으로 COPYLEFT라는 새로운 소유권 개념을 만들어냈다. 소유권은 저자가 갖되 그것을 수정하고 자유롭게 배포하는 것은 공공의 소유로 하자는 것이다. 공개된 정보를 조금 수정해서 그것을 자신의 지적소유권으로 주장하는 행위를 막는 의미도 있다.

이는 정보생산과 소비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의 지적소유권은 어느 프로그래머가 수학공식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지적소유권의 보호를 받는다. 다른 프로그래머가 그 공식을 이용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쓸 수 있어도 그것이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처음 개발한 사람의 프로그램을 사서 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인류공동의 재산인 지식이 지적재산권의 울타리에 갇혀 사유화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COPYLEFT는 그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가공할 수 있는 권한을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개방한다.

정보와 지식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생각을 구체화한 것이다.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대립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창의에 의해 끊임없이 정보와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지적소유권의 새로운 형태다.

우리 나라에서도 진보적 통신모임인 ‘정보연대 SING’이 이 운동의 확산에 동참할 뜻을 보이고 있다. SING은 강령에서 다국적 기업의 이익만을 대표할 뿐인 지적재산권의 철폐를 주장하면서 그 대안으로 ‘COPYLEFT 운동’을 전면적으로 벌여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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