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이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 편법 '사과 방송'을 강행한데 반발해, MBC 시사교양국 PD들이 13일 긴급 총회를 열고 '경영진 사죄'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경영진이 본사도 아닌 자회사 MBC 플러스를 동원해 편법적으로 사과방송을 강행하고 <PD수첩> 제작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데 반발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해 밤 11시께 마무리된 장시간 회의 중에 이들은 <PD수첩> 제작거부 등 실력행사도 비중 있게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단 검찰 수사나 법원 항소 등의 상황을 고려해 제작거부는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기로 했다.

총회에 참석한 오상광 PD는 "이날 총회에서 사과방송을 강행한 경영진에게 사죄를 요구하고, 만약 법원 판결에 '항소' 등의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PD는 "(PD수첩) 제작거부도 비중있게 논의 됐다"며 "그러나 검찰 수사나 법원 항소 등의 상황을 고려해 최후의 카드로 조금 더 깊이 논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편성국 PD들도 이날(13일) 긴급 총회를 열고, 사과방송이 자회사 MBC 플러스를 통해 편법적으로 편성송출된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총회 후 성명을 내고 "비정상적인 사과방송을 하게 된 경위와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백히 가려야 한다"며 "편성이 경영진의 도구로 사용되는 일은 없어야 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영진의 편법적인 사과방송 강행에 항의해 시사교양국 PD들은 오늘(14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MBC 경영센터 로비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로 했다.